(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여름 폭염 속에도 식품업계 하늘은 제각각의 날씨를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 신드롬’을 이어간 삼양식품은 매출·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으로 맑은 하늘을 만끽했고, 남양유업·교촌·BBQ·아워홈·다이닝브랜즈 역시 굵직한 호재와 이벤트로 한껏 기세를 올렸다. 반면 오리온은 참붕어빵 곰팡이 사태에 이어 부당노동행위 혐의, 회장 일가 주식 증여 논란 등 악재가 연이어 쏟아지며 장마권에 갇혔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신제품 출시와 디자인 수상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흐린 구름을 거두지 못했다. 기업마다 내리는 비의 양과 햇살의 세기는 달랐지만, 이번 주만큼은 ‘맑음’ 진영과 ‘흐림·비’ 진영이 뚜렷하게 갈렸다. 업계의 날씨는 변덕스럽지만, 한 번 맑아진 하늘을 오래 지키는 건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오리온(271560) ‘비’ = 이번 주 오리온은 계속해서 부정 이슈가 터지고 있다. 지난번엔 참 붕어빵 곰팡이 사태가 등장하더니 이번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 송치 및 국회의 기자회견, 노조의 담철곤 회장 사택 앞 시위까지 이어졌다. 시위 바로 다음날에는 담 회장이 자신의 2살짜리 손녀에게 자사주 6000천 주를 증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금액은 6억5000만원 가량이다. 투자적인 관점에서는 회장이 주식의 가치가 더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증여했거나 값을 올리기 위한 액션 등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금액대의 재산을 이제 막 2살된 아이에게 줬다는 것은 여러 시민들과 노동자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그 시점이 노조의 사택 앞 시위 바로 다음날이라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이 외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한 점이 긍정적이었다.
◆CJ제일제당(097950) ‘흐림’ = CJ제일제당은 여러 방면으로 분전했지만 실적 하락과 목표주가 하향을 막진 못했다. 습김치로 ‘202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고 '얌그루 키클아이' 출시, 저당 소스 라인업인 ‘슈가라이트’ 9종 론칭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제일제당의 매출은 14조4456억으로 전년비 0.1%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6822억으로 전년비 10.2% 하락했다. 이에 더해 CJ제일제당의 이번 주 주가는 종가기준 8일 25만2000원에서 14일 23만6000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아워홈 ‘맑음’ = 아워홈은 한화가에 들어간 뒤 긍정적인 소식들이 계속된다. 콜라보 이벤트 ‘플렉스 테이블(Flex Table)’ 여름 특집을 운영해 고객 만족도를 신경쓰는 모습이었고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폴란드에서 ‘한식의 날’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광장에서 열리는 ‘원유니버스 페스티벌 2025(ONE UNIVERSE FESTIVAL 2025)’에 F&B 메인 파트너사로 참가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사업 인수에 야욕을 드러내며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자리를 노린다.
◆오뚜기(007310) ‘흐림’ = 오뚜기는 신메뉴 ‘오즈키친 버팔로봉’과 ‘당을줄인 핫케이크믹스’를 출시했지만 실적 부진 발표와 주가 하락이 뼈아프다. 오뚜기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8천228억원, 영업이익 1천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4.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3.9% 줄었다. 순이익은 674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주가 또한 종가기준 7일 40만1000원에서 14일 39만500원으로 하락했다.
◆삼양식품(003230) ‘맑음’ =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531억, 영업이익 1201억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30%,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2분기에도 해외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며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했다. 특히 직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000억을 돌파하며 20%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를 넘어섰다. 최근 케이팝데몬헌터스 등 한류 열풍에 아메리카와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은 호재를 누리게 된 셈이다. 이 외에도 ‘불닭소스’가 미국 최대 아시안 외식 브랜드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고 삼양라운드힐이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강원 글로벌 웰니스 페스타’를 진행할 예정인 것도 긍정적이다. 또한 27일까지 1주당 22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일도 있다.
◆남양유업(003920) ‘맑음’ = 남양유업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4,477억 원, 영업이익 10억 원, 당기순이익 21억 원을 기록했다다. 매출은 전년비 6.5% 줄었지만 전년 상반기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며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2분기 매출은 2321억 원으로 1분기보다 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이 외에도 ▲초코에몽 말차맛 출시 ▲대리점 공정거래협약 평가 3년 연속 우수 ▲맛있는우유GT 공장 견학 리뉴얼 등이 기업의 신뢰성을 높였다.
◆교촌에프앤비(339770) ‘맑음’ = 교촌에프앤비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신장한 1261억원으로 기록됐다. 가정의 달 성수기와 프로야구 프로모션 등 스포츠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소비자 수요 회복세가 뚜렷해지며 치킨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매출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꿈나무체육대회’에 치킨 200마리 지원 ▲신제품 ‘은하수 별헤는밤’ 등이 긍정적인 소식이다. 유진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가에서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너시스BBQ ‘맑음’ = BBQ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게다가 복날 시즌, 스포츠마케팅과 겹치며 이벤트들이 많았다. BBQ는 LPGA에서 활동하는 윤이나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데 9개월만에 한국 KLPGA 경기에 출전한 윤이나 선수가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무리한 뒤 BBQ를 먹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지난 9일에는 BBQ 본사 전임직원들이 말복을 맞아 패밀리(가맹점주)에게 직접 방문해 수박 등을 선물했다. 이 외에도 오는 31일까지 ‘땡겨요’를 통해 치킨 메뉴를 주문하면 최대 8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전곡로데오거리 치맥축제 후원, 블랙프라이드데이 프로모션 등의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맑음’ = 다이닝브랜즈의 bhc도 말복 특수를 누리기는 매한가지였다. 지난 8일에는 카카오쇼핑라이브 말복 특가 방송 진행했고 민생회복지원금의 영향이 더해져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외시장도 꾸준히 확장하며 캘리포니아주에 미국 5호점 ‘칼스배드점’ 오픈한 소식도 주목해 볼만하다.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경쟁력과 이색 점포 등을 겨냥해 콜팝 전용 ‘bhc pop 제주 동화마을점’ 오픈하기도 했다. 아웃백으로는 ‘김포공항롯데몰점’ 신규 오픈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