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역대급 괴물 신인 임채빈(S1 25기 수성 30세)의 폭발적 활약에 더불어 경륜에서 훈련지별 세력 다툼 또한 일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경륜은 엄밀히 말하자면 개인종목이지만 사이클의 특성상 연대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이는 기량 차가 있어도 보통 2착 내지 3착은 쫓아갈 수 있는 ‘마크’란 전술 때문이다.
지구력이 장점인 선행형은 막판까지 뒷심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로 경주 후반 반전을 노리는 추입형은 자신의 진로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스레 짝을 이룬다.
이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 시킴으로서 성적 역시 동반 상승을 꾀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왕이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과 연대를 해 뭉치게 되며 경륜 팬들에겐 추리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보는 재미 역시 배가 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최근 4년간 정종진의 강세와 맞물려 수도권 독주 이어져
정종진(SS 20기 김포 34세)이 그랑프리 대상경륜을 무려 4년 연속으로 제패하며 최근 벨로드롬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수도권의 독주였다.
하지만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창원 김해가 주축이던 경남권이 또 이명현(S2 16기 북광주 37세), 노태경(A3 13기 북광주 38세), 송경방(A1 13기 북광주 39세)이 전성기던 2010년 초반에는 호남팀이 지역별 최강으로 꼽히기도 했다.
상위권 선수가 해당 지역에 얼마나 확보됐는가 또 양질의 선행형과 추입형이 얼마만큼 고르게 분포됐느냐에 따라 신구 즉 세대 간의 적절한 조화 정도에 따라 강팀과 약팀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경륜 전문가들 특정 지역의 독주 막을 내릴 것
많은 경륜 전문가들은 최근 분위기를 고려할 때 과거처럼 특정지역의 독주시대는 끝이 날 것이라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임채빈이 있다.
아마 사이클 최대어로 꼽히던 임채빈은 그 명성답게 그 흔한 적응기 없이 단박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올 3월 경주에서 현재 경륜계 2∼3위로 꼽히는 황인혁과 성낙송을 제치고 1위를 한 바 있다.
누구 하나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의 완벽한 경기 내용에 모두가 열광했다. 그 결과 덕분에 경륜 변방으로 꼽히던 경북지역이 급부상했고 파급력은 인근 경남 부산지역까지 이어졌다.
실제 대권 나아가 천하통일을 노리는 임채빈은 현재 창원 벨로드롬을 틈틈이 이용하며 경상권 지역 선배들과 훈련을 하고 있다.
걸출한 선행형 부재로 옛 명성을 잃게 된 경남권 선수들로서도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으로 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5년 이상 김포와 동서울 등에 기가 눌린 터라 내심 명가재건이란 목표가 설정될 수 있다. 적당히 시간이 지나 결속력이 더해지면 세력 확장은 물론 견고함도 생길 것이다. 수도권팀들은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90년대 말 경륜 중흥기 재연 가능할까?
스포츠 무대에서 흔히 라이벌이 없는 리그는 인기 역시 식게 된다고 한다. 특정인 특정 팀의 독주가 결코 흥행에는 도움이 못된다는 이야기다.
실제 경륜이 가장 활황이던 90년대 후반엔 양강 구도가 중심에 있었다. 2기 원창용, 김보현을 중심으로 원년부터 독주하다시피 한 창원팀을 4기 엄인영, 주광일이 제압하며 한체대와 팔당 연합이 부상했고 이후 6기 지성환이 가세한 창원팀이 또다시 반전에 성공하며 물고 물리는 접전으로 벨로드롬이 가장 뜨거웠다.
지금도 오랫동안 경륜을 사랑했던 팬들은 그 시절 경륜이 가장 짜릿했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륜 원년 전문가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시간이 문제일 뿐 정종진과 수도권팀의 일방적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강력한 라이벌 등장과 함께 적당한 긴장감이 고조될 때 스타들은 화려한 플레이와 투지로 무대를 달구고 숱한 명승부를 연출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출범 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경륜이 다시 한 번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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