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개월 연속 2.5%로 유지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은 우리나라 소득 수준 대비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국가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수도권 주택시장은 9월 이후 가격 오름세와 거래량이 다시 크게 확대됐다”며 “이에 대응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만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원·달러 환율이 거주자 해외투자자금 수요 지속, 대미 관세협상에 대한 우려에 더해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 등으로 1400원대 초반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는 2명이 기준금리 인하, 4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내놨다.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제시한 신성환 금통위원은 “주택시장과 관련한 금융안정상황이 우려되지만 GDP대부분이 상당폭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빠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영향을 지켜보면서 금리 결정을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리를 동결해야만 하는 이유는 부동산 상승세가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3일 기준 서울 주간아파트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4% 상승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수도권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이 총재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면 오히려 투자비용이 줄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속화시킬 요인이 있었다”며 “두 차례 동결해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천천히 가져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 통상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11월은 굉장히 많은 변수가 나타날 것 같다”며 “미·중 관세 협상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현재는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좋게 가고 있지만 미·중간 갈등이 겹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지역 및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터치한 가운데 이 총재는 “해외증권투자가 많아서 환율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사람들이 가져오는 증권보다 우리나라에서 갖고 나가는 증권이 한 4배 정도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달러 인덱스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내부 요인, 관세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환율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했다”며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내려가는 방향이면 환율이 내려갈 것이며 투자 협정에서 3500억달러라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투자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되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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