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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디딤펀드 운명, 회장 연임 성패로 갈림길…“불투명하다”(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주도해 온 디딤펀드의 운명이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올 연말 금투협 차기 회장 선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디딤펀드는 현 금투협 서유석 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혀 왔다. 만약 서 회장이 연임을 못 할 경우 디딤펀드의 지속성은 물론 미해결된 판매망 확장, 디폴트옵션 편입 등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 업계는 디딤펀드에 대한 안정화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투업계에 알아보니 “디딤펀드는 판매망 확장, 디폴트옵션 편입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며 “서 회장이 연임이 안 된다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금투협은 디딤펀드 출시 1년 성과에 대해 수익률이 1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위 1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16.5% 수준으로 자축했다.
디딤펀드는 금융투자협회 주관으로 자산배분전략(주식채권 등 분산투자, 주기적 자산배분 조정)을 통해 투자위험을 관리하고 중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 펀드(Balanced Fund, BF) 유형의 연금특화 자산배분펀드다.
현재 디딤펀드의 올해 업권별 판매 비중은 전년대비 증권사 89%에서 77%, 은행 7%에서 15%, 보험 3%에서 6%다. 지난 5월 삼성자산운용 디딤펀드의 디폴트옵션 편입사례도 등장했다.
그러나 판매처 및 운용사 관계자는 서유석 회장의 연임이 되지 않는다면 디딤펀드의 제도적 필수 과제인 디폴트옵션 편입과 판매망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거라고 우려를 표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실 디딤펀드와는 비슷한 타겟데이트펀드(TDF)나 밸런스 펀드(BF) 상품을 갖추고 있는 자산운용사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정책펀드의 특성상 향후 연임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걸림돌에 대한 장기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역시 “서 회장 임기 후 디딤펀드가 디폴트옵션 제도 편입이나 다른 BF 상품 사이의 경쟁력 저하로 안정화가 미뤄질 수 있다”면서도 “디딤펀드가 금투업계에서 투자자에게 내놓은 새로운 연금 선택지인 만큼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서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디딤펀드의 행방 갈릴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투자 성향이 다른 만큼 주도적 드라이브의 여부가 디딤펀드의 판매처 다변화와 실제적 역할 수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현재의 디딤펀드 성과는 반쪽 성적표”라며 “제도적 펀드라는 속성을 떠나 투자자에게 상품가치를 증명하지 않는다면 브랜드가 유지될 수 없을 것은 이미 전례가 존재한다”며 디딤펀드의 개선 지점을 시사했다.
디딤펀드는 2022년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이후 국내 타겟데이트펀드(TDF) 중심으로 재편되던 퇴직연금 시장에서 국내 경제 여건과 투자자 특성을 반영하고 국내 운용사 공동 개발형, 한국형 디폴트옵션 후보군으로 산업 전체의 신뢰 기반을 통한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을 의의로 출범됐다.
그러나 이런 의의에도 불구하고 디딤펀드의 판매는 증권사와 은행의 판매 상품 속성 차이, 소수 상품만 디폴트옵션 편입된 점을 바탕으로 판매처 쏠림 현상으로 이어지며 디딤펀드가 ‘금융투자업계 주관’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딤펀드가 금융투자협회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며 “어느 상품이든 고객의 선택으로 상품 가치가 입증될 것”이라며 디딤펀드 브랜드 인식 미비를 드러냈다.
이처럼 디딤펀드를 추진했던 서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달라질 디딤펀드 향방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는 손사래를 쳤다.
반면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디딤펀드이지만 서유석 회장이 연임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설령 연임이 안 되더라도 후임 회장이 금투협 이름으로 추진한 디딤펀드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업계 한 관계자는 “서유석 회장의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디딤펀드 추진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시장 성숙도에 따른 제도 평가로 디딤펀드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투협 출범 이후 회장이 연임한 선례가 없어 디딤펀드에 대한 불투명성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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