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SP통신) 염공료 기자 = 몇 달 전 큰시누가 세상을 떠나 근처 화장장에 갔을 때 멀리 산 중에 보이던 사찰이 있어 어딘가 물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 한번 가보자는 흘려 말했던 기억이 난다. 무더운 여름 고성을 여행하면서 사찰 탐방지로 문수암을 찾았다. 문수암은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 꼭대기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문수암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언덕을 약 5분 정도 오르면 숨이 차오를 즈음 약수 한 모금으로 숨을 고른다. 다시 계단을 이용해 문수암까지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작지만 세상을 품은 듯한 기백이 느껴지는 곳이다. 경남 고성군의 문수암은 신라 때에 세워진 사찰로 삼국시대부터 화랑들의 수련장이 되기도 한 고찰이다.
문수암은 의상(義湘)이 꿈에 나타난 노승의 말대로 걸인을 따라 도착한 곳이 이곳이다. 걸인은 또 한 걸인을 만나 손을 잡고 바위틈 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바위틈을 보니 문수보살상 만이 나타나 있었다. 이에 의상(義湘)은 이 곳에 사찰을 건축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건축물은 사라호 태풍 때 무너져 다시 신축한 것이다. 암자 뒤쪽으로 가면 병풍같이 드리워진 바위가 있다.
가라진 바위 앞에 불전함이 있고 바위에 동전을 붙이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이곳이 두 걸인,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사라진 바위틈이라 한다. 바위틈으로 보았을 때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진즉에 알았으면 부처님 얼굴을 뵙고 소원을 빌어 보았을 텐데 다녀온 후에야 알게 되었다.
암자를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 앞쪽의 전망대로 갔다. 이곳에서 수도한 청담(靑潭) 스님의 사리탑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름답고 웅장한 다도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뒤를 돌아보면 절벽에 조심스럽게 앉은 암자가 나무 사이로 보인다.
문수암이나 독성각의 지붕은 절벽과 아귀를 맞춘 듯 맞닿아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지붕이 절벽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문수암 왼쪽으로 깍아지른 듯한 계단을 오르면 독성각이 있다. 한사람 들어가 기도할 만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잡념 없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정말 다 이루어질 것 같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려 내려다보면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들이 보인다. 하늘과 산과 들과 물이 어루지는 모습은 멋지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산 능선의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부드러워지는 진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시기에 올라와 보면 그 모습은 더 장관 일게다.
다시 되를 돌아 바라보면 한려수도의 많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산이 바다를 이고 있는 형상이다. 손을 뻗어 물속의 섬 하나를 뚝 떠내어 건져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오른쪽 작게 보이는 사찰은 보현암이다.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불상이 우뚝 솟아 있다. 문수암에서 자동차로 약 5분정도 가면 된다. 날은 덥고 가을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씨였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흘러 내렸지만 차를 타고 달리는 산길가로수는 살며시 가을을 느끼게 해주었다.
문수암: 경남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 해발 545.6m, 입구까지 자동차진입가능, 주변 볼거리는 보현암이 있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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