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DIPTS 기자] 금년도 대종상영화제 심사를 하며 예, 본심 심사위원 모두 한결같이 한국영화에 대해, <제작 방식>과<제작 형식>, 그리고 <영화 의식>의 변화를 통해 한국 영화 재 무장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한국영화에 대한 심한 위기감과 갈증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소위 영상 미학에 접근한 이미지와 영화 환타지는 실종되고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 채 억지로 꾸며대는 스토리 위주의 영화가 난무하고 첨단 영상 기법과 사운드 기술에만 의존하는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대종상 일반 심사위원은 물론 예, 본심 전문 심사위원들은 영화전체의 흐름은 물론 화면 한 컷, 소리 한 조각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챙기며 최선을 다했다. 작품의 제작 배경은 물론 배우들의 성향까지 분석하며 격렬하게 토론을 하며 수상작과 수상자를 투표를 통하여 선정하였다.
창작품을 심사한다는 건 잔인한 일이다. 특히 영화는 만드는 공식과 보는 공식이 없다. 보고 느끼는 자에 따라 미덕이 되기도 악덕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논란한다. 치열한 논란이 곧 새로운 작품을 낳고 변화를 선도하여 문화의 흐름을 형성한다.
한편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거나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 번 대종상에서도 당연히 상을 받아야 한다면 다양한 영화제가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건 영화 다양성을 상실시키고 획일화로 가는 지름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영화제는 그 영화제마다 지향하는 성격과 규정이 있고 심사위원 마다 제각기 심사 원칙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종상 수상 결과를 두고 “나눠먹기”나 “이변”이란 부정적이고 낡은 표현을 사용하는 건 맞지 않는다. 진정한 이변- 실험적 변화 정신을 추구한 작품이 상을 받았다면 그것에 대해 칭찬을 해 주는 게 당연할 것이다. 창작행위의 변화와 감상하는 시각의 변화는 창작물을 오히려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신기전>이 작품상으로 선정되고, <수애>가 여우주연상을 받는다고 이상할 건 더욱 없다. 오히려 통념을 깬 좋은 결과로 받아야 할 것이다. 영화 <신기전>의 경우, 출품된 다른 영화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 연출이 돋보였고, <수애>의 작중인물화를 위한 어색해보일(?) 정도의 꾸밈없는 연기가 빛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똥파리>와<나무 없는 산>을 보며 행복했다.
대종상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 한국 영화와 함께 해 왔고 그 흐름을 만들며 오늘에 이르렀다. 대종상에 대해 애정(?)이 있으므로 비판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대종상 수상 자체에 의심의 눈길을 돌리는 건 수상작(자)를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고 집단 포퓰리즘을 부추기는 건 아닐까?
우리 모두가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대종상을 만들고 나아가 대한민국 영화발전을 위해서는 영화라는 창작물에 상업적 접근뿐만 아니라 예술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에서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고 그런 논의는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때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 국민 모두가 설레이는 대종상! 수상은 물론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런 대종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출처 2009년 대종상 심사위원 영화감독 박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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