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시중은행의 수신이 대거 빠져나갔다. 정부 주도로 코스피가 5000선까지 오르며 주식시장에 열기가 더해지자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에서 대거 이탈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 실무자들은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대출금리 인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 이탈로 저비용 조달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출 금리가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22조 4705억원 감소한 651조 5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감소폭이 7조 9230억원으로 가장 컸고 우리은행이 -6조 8454억원, 신한은행 -4조 406억원, KB국민은행 -2조 266억원, NH농협은행 -1조 634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잔액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6조 2999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 237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전우러 대비 76조 6661억원 감소한 이후 두 달 연속 감소다.
은행권 전체로 확대해도 지난달 은행 수신은 큰 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50조 8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7조 7000억원 증가한 이후 한 달 만에 큰 폭 감소로 전환됐다. 정기예금도 1조원 소폭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 상여금 유입에도 국내 주식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신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에다 정기예금까지 빠져나가자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그간 요구불예금의 이자 부담이 낮아 은행 입장에선 값싸게 조달할 수 있었지만 은행에서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의 장기화가 예상되자 은행채 발행 등 금리가 높은 조달 수단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은행채(3개월) 금리는 지난해 10월 2.61%에서 11월 2.79%, 12월 2.81%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장기화되는데다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시장금리의 영향 보다는 정책적인 영향이 더 큰데 앞으로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될 예정이라 은행 입장에서도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신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고 본격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연말엔 대출을 관리하다가 해가 바뀌고 연초엔 대출 영업을 재개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있고 부동산 매매가 줄어드니 대출 수요도 낮아 대출을 싸게 공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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