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영동지역 동해안에서 예맥역사문화권의 적석분구묘가 처음으로 확인되며 고대 장례문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확보됐다.
강릉시(시장 김홍규)와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인 강릉시 강동면 하시동리 고분군 정밀발굴조사 현장에서 적석분구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고분군은 강원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강릉시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가유산청의 2024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지난 3일 현장에서 예맥역사문화권의 묘제를 규명하기 위한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적석분구묘의 전체 축조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외부 조사가 진행됐으며, 향후 매장 의례와 구조를 밝히기 위한 주검 칸에 대한 세부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적석분구묘는 일반적으로 적석총으로 불려 왔으며, 사구를 정지한 뒤 주검 칸을 강돌이나 깬돌로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분구의 형태적 특성을 반영해 ‘적석분구묘’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해당 적석분구묘는 해안사구 해발 약 7m 지점에 조성됐으며 평면은 직사각형에 가깝다. 남북 길이 42.6m, 동서 너비 18.5m 규모로 확인됐고, 주검 칸은 ‘-’자와 ‘ㄴ’자 형태가 일부 드러난 상태다. 고분의 조성 시기는 출토 유물의 양상으로 미뤄 기원후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반 무렵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적석분구묘는 주로 영서 지역에서 확인돼 왔으나, 이번 조사로 영동지역에서 처음 매장 유구가 확인됐다. 특히 그동안 발굴 사례가 없었던 呂·凸자형 주거지 축조집단의 묘제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조사단은 향후 추가 발굴을 통해 영동 예맥역사문화권과 단결-끄로우노프카문화로 알려진 옥저 문화권의 상호작용, 신라문화권과의 교류 양상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릉시는 하시동 적석분구묘의 성격과 규모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체계적인 정밀발굴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복원과 정비를 추진해 문화관광과 역사교육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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