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기대감
키움증권, ‘상향’…발행어음 인가로 11조 자본조달 가능
(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키움증권이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함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했다. 발행어음을 신청한 5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가를 받은 만큼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우량자산 선별 능력 강화 및 정보기술(IT) 안정성이 상승세 유지를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회사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고정금리 단기 투자 상품이다. 은행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는 적용되지 않아 증권사 파산 시 원금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만 금융위 인가 후 취급이 가능해 예·적금 대비 높은 금리를 원하는 투자자, 채권·펀드 등 변동성 상품을 피하려는 투자자에게 대안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 7862억원이다. 이번 인가로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인 11조 5724억원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 현재 삼성·메리츠·신한·하나증권도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연내 발행어음 상품을 고객의 만기 수요에 맞춰 다양한 구성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디지털 증권사’로서의 이점을 활용해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수신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토탈 파이낸셜 솔루션’ 제공…‘IB·모험자본’ 사업 강화

키움증권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당사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은 3분기 596억원을 기록 구조화·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358억원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전기 대비 23.8%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8.25% 오르며 올해 IB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구조화·PF 관련 수익이 실적의 과반인 만큼 ‘자본시장법 시행령’ 기조에 맞춘 인수합병(M&A)·채권자본시장(DCM) 부문 실적 개선이 요구된다.
고연수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이 발행어음을 활용해 장기 기업대출 외 기타 투자자산 확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투자은행(IB) 부문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키움증권은 자회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PE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캐피탈 등과 협력해 자본조달 후 투자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지주사 및 창업투자사와도 협력해 벤처기업의 엑셀러레이팅 단계부터 상장 전 투자(프리IPO)·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까지 기업 성장주기 별 ‘토탈 파이낸셜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회사는 지난 24일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25%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하고 발행어음 대비 기업금융 자산 투자 비중을 50% 이상 유지하겠다는 운용 계획을 전했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금융 사업에도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피력했다.
◆상승세 유지 핵심은 ‘우량자산 선별·리스크 관리’ 역량…이찬진 금감원장, ‘IT 안정성 강화’ 강조

올해 3분기 키움증권의 세일즈앤트레이딩(S&T) 및 운용손익은 522억원으로 전기 대비 53.1% 떨어지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전년 동기 458억원 대비에서는 13.97% 오르며 올해 운용손익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모험자본 공급의무 내 A등급 채권 인정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한 만큼 키움증권에는 우량자산 선별과 리스크관리 역량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전체 모험자본 공급의 최소 70%가 BBB등급 이하 채권에서 이뤄지는 만큼 해당 자산군 리스크 관리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현업·리스크·감사 부문 3중 구조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갖췄으며 리스크관리 전문 인력을 연간 10% 이상 증원해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안정성 역시 개선 과제로 지목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이틀간 거래 지연을 겪었고 이달 6일에도 30분가량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 불만이 제기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키움증권에 방문해 ‘투자자 보호 강화’ 선언을 진행하며 당사에 ‘IT 안정성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내부 전산사고나 외부 사이버 위협 요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스템 장애 예방과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IT 투자를 확대하고 안전한 투자 환경을 구축해 주길 바란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300억원, 내년 450억원, 오는 2027년에 500억원 규모의 IT 설비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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