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05-7182802122

인신협,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안은 과도한 제재”…전면 폐기 의견서 제출

NSP통신, 김승철 기자, 2025-11-20 17:09 KRX7 R0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 우려, 언론과 표현 활동 전반 위축 초래
권력 남용‧정치적악용 가능성↑‧국가 주도 형사처벌 수단 변질

NSP통신

(서울=NSP통신) 김승철 기자 =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국회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안에 대해 전면 철회 또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10월 23일, 윤준병 의원은 24일 각각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에는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조항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다. 최민희 의원안은 손해액의 최대 5배, 윤준병 의원안은 3~5배의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인신협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검토의견서에서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해 법적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며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G03-9894841702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최민희 의원안은 구체적 손해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도 법원이 최대 5000만 원의 법정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고 이를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 최고 2억5000만 원의 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윤준병 의원안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한 경우 손해액의 3~5배 배상을 규정한다.

이에 대해 협회는 “손해액 증명 없이 최대 5000만원의 법정손해액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과도한 제재”라며 “특히 소형 언론사와 개인 게재자에게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손해배상 원칙과 비례성을 벗어난 징벌적 제재는 언론과 표현 활동 전반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제재는 형사 규정에서도 나타난다.

최민희 의원안은 법원이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인정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한 사업자에게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윤준병 의원안은 허위조작정보를 공개·유통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신설했다.

협회는 “형사처벌, 과징금, 손해배상을 중복 부과하는 것은 이중·삼중 제재로서 비례성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준병 의원안에 포함된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협회는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가가 수사·기소할 수 있게 되면 권력 남용이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비판적 언론 보도를 겨냥한 국가 주도의 형사처벌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의 경우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인신협은 “허위조작정보 근절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개념의 모호성과 과도한 제재는 정상적 언론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특히 공익적 탐사보도나 권력 감시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