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탁류’ 배우 로운, “많은 느낌표 던져준 작품…길냥이 생각하며 몸 만들어”(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배우 로운(본명 김석우)이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탁류’ 마지막 2회차를 남기고 “비슷한 결로 소비되는 연기에서 느낀 아쉬움이 있었는데 ‘탁류’는 많은 느낌표를 던져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로운은 ‘새로운 캐릭터’ 연기에 대한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탁류’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과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로운은 극중 마포 나루터의 왈패 장시율을 연기했다. 그간의 ‘꽃미남’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과연 씻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먼지와 땀으로 범벅된 장시율로 완벽 변신했다.
로운은 “4일에 걸쳐 하루 4시간 동안 혼자 앉아서 분장 테스트를 했는데 페이스 아이디가 안먹힐 정도라 ‘야 이건 됐다!’라는 만족감이 들었다”며 “이런 모습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잘생김은 좋은 무기이고 설득력이지만 그것으로 승복하고 싶지 않았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솔직히 안 씻은 적도 많다”고 말했다.
극중 날쌘 움직임과 주먹으로 무리를 제압하는 조선 깡패 장시율을 표현하기 위해 액션에 대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추창민 감독님이 액션을 하나의 안무라 생각하라고 하셨다”며 “아이돌 시절 배운 춤으로 합을 맞추는 것도 빨리 배우고 리듬도 탈 수 있게 돼 액션스쿨에서 기본기와 체력을 다지니 안 되던 것이 됐다. 너무 재미있었고 짜릿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장시율의 외형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그는 “탁류 촬영 전 속옷 광고를 촬영해 체지방률이 7%였을 정도로 몸이 예뻤지만 이는 누가 봐도 현대 사회에서 피트니스 센터에서 돈을 들여 만든 몸이었다”며 “장시율은 ‘쇠질’을 한 몸이 아니라 ‘돌을 던지는’ 인물이라 길거리에 있는 길고양이들을 생각하며 나쁜 영양분을 먹고 살이 쪄있어도 되는 우락부락한 몸을 만들기 위해 살을 찌우고 맨몸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시율을 ‘마른 나무 껍데기’에 비유했다. 로운은 “시율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서사가 너무 비극적이고 탄탄하기 때문에 뭔가를 담으려기 보다 뭔가를 덜아내려고 노력했다”며 “집과 이름은 소속감을 나타내는데 시율이는 돌아갈 집도, 믿음도, 이름도 없는 인물이다. 그러한 결핍, 외로움, 거친 소년 늑대같은 모습이다. 저는 시율이가 마른 나무 껍데기같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탁류’가 연기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로운은 “새로운 모습을 도전하고 싶어 목말라 있었는데 추 감독님이 저를 발견해주셨다”며 “그간 비슷한 결로 소비되는 것이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내가 이런 것도 하는구나’라는 느낌표를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 입대 2주를 앞둔 지금, 오히려 ‘장시율’로 쉼표를 찍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에 갔다 와서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며 “잊혀졌다가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멋지게 등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탁류’를 통해 연기의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탁류’에서 함께 연기한 왈패무리와 배우 박지환, 배우 오경화, 배우 박서함 등 ‘연기력으로 똘똘 뭉친’ 배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로운은 “좋은 배우는 글 속에서 많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씬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며 “‘탁류’에 함께한 배우들은 그렇게 연기를 하시는 분들이었고 창의성과 의외성이 상당히 열려있는 분들이었다. 표현법도 달랐고 개성도 제가각이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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