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상당히 큰 상황임에 의견을 같이했다. 김 부위원장은 “무역장벽 심화와 공급망의 재구성 등으로 다시 한 번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기 위한 도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0일 금융위원회는 김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를 개최해 시장 전문가들과 함께 최근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효성 블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현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박종훈 SC 수석이코노미스트,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재원 한국은행경제연구원 원장, 정대희 KDI 거시경제정책연구부장,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등 금융전문가 9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국내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의 부정적 요인들이 지난해 이미 상당부분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연초 금융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호무역 확산과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올해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상당히 큰 상황이고 앞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부위원장은 “미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문제에 있어서도 기존과 다른 접근법을 택하는 등 미국에 의한 세계 정치, 경제 질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러한 전환기에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하는가에 따라 향후 우리의 성장 경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지금 이뤄지고 있는 세계 질서의 전환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실물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이러한 영향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외부 환경의 변화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자금 흐름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공조·대응 체계가 수년간 유지되면서 안정적으로 착근됐다고 평가하고 ▲관계 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 강화된 시장 모니터링 ▲시장 불안요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시장안정 프로그램 운영 ▲부채 문제, 부동산 문제 등 국내 리스크 요인과 금융기관 건전성에 대한 선제적이고 철저한 관리 등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참석자들은 구조개혁 등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이를 위해 민·관 공동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중국의 세계경제 편입, 자유무역 확산, 글로벌 밸류 체인 형성 등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전환되던 2000년대에 성공적으로 변화에 대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과거에 성공한 산업, 성공한 방식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이제 전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과 함께 관세·리쇼어링 등에 따른 무역장벽 심화와 공급망의 재구성 등으로 다시 한 번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기 위한 도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력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업을 형성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성장의 경로를 만드는 것이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 질서의 전환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성장 경로를 개척하는데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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