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박예솔 프리랜서기자 =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신랑 신부가 스포츠카에서 내린다. 결혼식을 치루기 위해서 식장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신랑의 아들이 쓰던 안경에서 안경 알이 빠진다.
신랑과 신부는 이미 각각 결혼에 실패하고 서로를 만났다. 영화의 불안은 안경 알이 바닥에 떨어지면서부터 시작된다. 신랑 라딤은 안경을 수리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안경점으로 들어선다. 하루면 수리가 끝난다고 말하는 안경점 주인의 시선은 라딤에게 이상 할 정도로 고정돼 있다.
이윽고 결혼식이 진행되고 수상한 안경점 주인은 식장으로 찾아들어온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하객인 척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결혼식을 증명하는 사진을 남긴다.
신부 테레사와 라딤은 수상하지만 큰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그냥 모르는 척 넘긴다. 하지만 수상한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피로연을 하기 위해서 집으로 향한 이들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따라왔기 때문이다. 남자는 자신이 라딤의 학창시절 친구임을 주장하며 자연스럽게 파티에 녹아든다. 파티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이나 정체불명의 남자는 아무렇지 않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테레사와 라딤은 불안하기만 하다.
영화는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 날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등장으로 불안감으로 물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불안의 요소는 영화 초반에 등장하지만 영화가 진행 될수록 해소되지 않고 점점 커지기만 한다. 영화 내내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들은 직접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만큼이나 긴장하며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남자의 등장으로 이 세상에 더는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신랑과 신부이이지만 결혼 시작부터 평화와는 거리가 먼 길을 떠나게 된다.
결혼의 시작과 동시에 서로의 이면에 숨겨놓았던 어두운 과거들이 그들을 괴롭힌다. 이런 진행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를 이룬다.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이미지를 풍경이 계속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갑자기 찾아온 과거로인해 두려움에 떠는 신혼부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층 더 깊이 들어가 본다면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빼놓을 수 없는 왕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더불어 사랑으로 단단하게 묶인 사이처럼 보였던 이들 각자의 약점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지켜보게 된다. 관객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마음 한 구석에 씁쓸함이 번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들고온 폭탄이 시시각각 어떻게 버티다가 터지게 되는지 관객들은 숨죽이며 기다려야 한다.
박예솔 NSP통신 프리랜서기자, paviysss@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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