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지영 기자 = 신간도서 눈썰매타는 임금님(글·그림 안도현·김서빈, 출판사 상상)은 안도현 시인이 동해안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 중에 요즘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 고치고 다듬어 현대판 버전으로 새로 쓴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날이야기’ 시리즈(전5권)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천년 고도 경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까마귀와 쥐, 자라가 말을 하고 눈썰매 타는 미추왕을 만날 수 있다. 사람과 귀신 사이에서 태어난 비형랑과 쌀이 나오는 바위도 등장한다. 이야기 속 장소를 지금도 찾아가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책에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말하는 까마귀와 쥐’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아는 까마귀와 쥐가 왕의 목숨을 구하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연못이 ‘서출지’라고 불리는 것은 이곳에서 비밀의 편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도깨비 대장 비형랑’은 비형랑과 길달이 둔갑술을 사용해 하룻밤 만에 다리를 만든 이야기이다. ‘귀교’라고 불리는 이 다리를 건널 때 사람들은 도깨비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밀묵과 수수떡을 다리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쌀이 나오는 바위’는 흉년이 든 해에 사람들이 굶고 있을 때 석굴암 쌀바위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이다. 쌀을 더 많이 가져가려고 하는 욕심 많은 사람들 때문에 쌀바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비형랑과 길달이 해결해 준다.
‘여덟 마리 자라의 행운’은 이구호의 경주 할아버지 댁으로 자라 여덟 마리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자라의 부탁을 모두 들어준 이구호에게 정말 여덟 개의 행운이 찾아올까?
‘눈썰매 타는 임금님’에서 경주에 사는 휘리는 겨울밤 고분에서 눈썰매를 타는 미추왕을 만나서 함께 밤새도록 눈썰매를 탄다. 미추왕은 죽어서도 신라를 전쟁에서 구한 아주 신비롭고 멋진 왕이다. 역사책 속에서 본 왕을 직접 만나서 같이 눈썰매를 탄 휘리는 얼마나 신났을까.
천년 고도 경주에는 돌 하나, 나무 한 그루, 연못 하나에도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잔뜩 숨겨져 있다.
경주에 간다면 말하는 자라가 집으로 찾아온다거나 한밤중에 고분에서 장난꾸러기처럼 눈썰매를 타는 신라의 왕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안도현 시인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옛날이야기에 안도현 시인의 상상력이 더해져 환상적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안성맞춤이다.
한편 작가 안도현은 시인이며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부터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모두 11권의 시집을 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서 번역 출간됐다. 그 동안 선생님은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NSP통신 박지영 기자 jy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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