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훈 물류칼럼
경영 거버넌스 변혁 요구되는 시대 해운업계 집단적 이익 추구 우려스럽다(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14개 운송사들이 제기한 화물차 안전운임제 고시취소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이유에 대해 “신청인들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환적운임의 규모가 명확하지 않고 신청인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는 신청인들에게 중대한 경영상 위기를 초래한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었다.
이와 별도로 행정법원은 국내 13개 컨테이너선사들이 국토부를 상대로 제기한 ‘안전운임 중 환적화물을 취소해달라는 판결을 구한다’는 내용의 안전운임제의 환적화물에 대한 고시취소 가처분신청도 기각 결정을 내렸는데 필자가 보기에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부산항만공사는 환적화물 물량을 약180여만TEU로 추산하면서 안전운임제 시행되면서 셔틀운송에 드는 총비용은 약 200여억 원 추가 부담될 것으로 추산하고 운임 상승에 따라 환적물동량은 61만 TEU가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해수부의 추정이다.
이에 대해 선사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 등 환적 비용이 싼 다른 나라로 컨테이너 물량이 이탈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안전운임제 때문에 마치 환적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섣부른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얼마 전 주무부처의 담당자와의 인터뷰시 언급되었지만 환적물량의 요인은 ▲선대변경 ▲선복공유 ▲미중무역분쟁 ▲항만의 인센티브 ▲항만사용료 등 다양하며 안전운임제 만으로 환적물량이 감소한다는 해운선사들의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며 설득력이 매우 빈약하다.
그리고 최근 선사들이 컨테이너 세척이나 위험물 스티커를 제거한 후에 선사가 지정한 CY나 컨터미널에 반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원래 컨테이너는 선사 소유나 리스사로부터 임차한 것이고 컨테이너의 관리는 선사의 책임이다.
물론 화주가 선사로부터 빌렸다면 당연히 화주가 원 상태대로 청소하거나 위험물 스티커를 제거하여 반납하는게 맞지만 이것을 화물차주가 하라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본다.
심지어 필자가 차주들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 선사의 컨테이너 반납시 검사직원이 스티커 제거에 20피트 1개당 1만원을 주면 자기가 해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뒷돈을 받아 챙기려는 일탈행위로 불법적인 것이고 이러한 게 선사의 ‘갑’질인 셈이다.
현재 차주들은 자발적으로 컨테이너에 붙은 위험물 스티커를 도구나 연장 등을 이용해 대신 제거하는가 하면 컨테이너 내부 청소작업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운송이 주된 업무인 차주들이 자신의 업무가 아닌 부가적인 업무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라 수년 째 화물차주들이 공컨테이너를 선사지정 터미널에 반납하는 데 약 2시간~4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건 의왕ICD나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일이고 엄청난 장시간 운행과 과로로 지친 차주들의 시간낭비와 차주들의 운임수입 감소를 초래해오고 있다.
그런데 공컨테이너 반납이 시간소요가 지연되는 이유가 선사가 지정한 터미널과 CY의 반납 마감시간 때문이고 이는 반납 공컨테이너의 검사를 하는 선사 검사직원의 연장근로시간과 연관이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해수부와 항만공사가 늘 한국의 컨테이너항만은 24시간, 1년 363일 쉬지 않고 일한다고 홍보를 하면서 유독 선사들은 획일적으로 자기들이 편의만 고려한 채 공컨테이너 반납시간을 제한시켜 수천 명 이상 화물차주들이 장시간 대기로 인한 고통을 야기하고 차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주무부처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해수부와 산자부는 공공기관에서 선박용선계약을 발주할 때 해상운송 사업자가 제시하는 가격보다 전문성과 수송 안정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해상운송분야 종합심사 낙찰제 시범사업'이 지난 3월 31일부터 한국서부발전을 시작으로 발전 5개사에서 순차 시행된다고 밝힌바 있다.
그동안 5개 발전 공기업은 발전용 유연탄 도입을 위해 해상운송사업자를 선정할 때 최저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해 왔다.
이로 인해 선사 간 지나친 경쟁에 따른 경쟁력이 낮은 우리 국적선사가 낙찰 받는 게 낫다보니 해운선사의 불만이 컸었는데 해수부는 해상운송사업자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사업자의 운송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해상운송 종합심사낙찰제 도입’, 발전공기업의 원료도입시 최저낙찰제가 아닌 적격낙찰제로 변경해 국내 해운사를 지원하려는 것은 국제적인 반발과 경쟁을 제한하려는 국제적으로도 공정거래법의 위배 소지가 있을 수 있고 국내 해운업을 무조건 두둔하고 지원하려는 해수부의 입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해수부와 해운업계에선 건설업에서 저가낙찰로 인한 부실공사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입찰시 최저가 낙찰제가 아닌 적격심사낙찰제를 시행 중이므로 해상운송에도 이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논리인데 해상운송의 특성상 건설공사처럼 최저가 낙찰이라 해서 해상운송이 부실화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게 일본의 NYK나 중국의 COSCO(벌크 세계1위) 등 세계적인 선사들의 해상운송능력을 국내 열악한 선사들보다 아래로 간주한다는 억지논리밖에 안되는 것이고 이번 조치는 글로벌 선사들이 발전탄 수송입찰을 가져가는 것을 금지시키기 위해 국내 해운선사를 지원하려는 의도이며 필자가 알기에 공기업 한전의 경영평가에 있어서도 국제화 점수가 국제입찰이 필요한 것으로 아는데 이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이것은 국제입찰경쟁을 의도적으로 저해함으로써 발전공기업의 연료도입 수송원가를 상승시켜 서민들의 전기요금의 인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국내 해운선사의 규모의 경제와 혁신경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힘들게 만드는 제도가 될 것이다.
적격심사낙찰제는 가격 즉 운임의 평가비중을 낮추는 대신에 입찰시 심사평가위원들의 자의적인 심사평가가 가능한 정성적 지표의 비중을 늘려 인위적으로 평가점수의 차이가 날 수 있는 개연성이 매우 높아지므로 투명한 입찰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과거에 항만 관련 기관과 일부 심사평가교수의 일탈로 인하여 배후단지선정관련 심사평가위원으로 사업계획서를 대신 써주고 뇌물이 오고가면서 임직원과 교수, 브로커 등이 검찰에 구속 또는 입건되는 등 엄청난 비리가 있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발전탄 도입입찰과 별도로 계약체결시 해운선사의 물류 경쟁력을 평가해서 계약서에 SLA(서비스수준협약)과 같이 정량적인 지표들을 구성하여 객관적이고 계량적인 지표를 계약서상에 반영해 투명한 계약이 될 수 있는 것이지 업체선정 시 심사평가의 잣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최근 HMM(구 현대상선)의 배재훈 대표이사는 H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HMM은 해상운송에 국한하지 않고 종합물류사업에 진출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매출을 확대하는 사업전략을 펴 나갈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최근 선주협회나 해운선사들이 밥 먹듯이 주장하는 현대글로비스나 포스코가 2자 물류나 3자 물류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극력 반대하면서 자신들은 정작 해상운송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전통적인 해운사업에서 국내운송, 컨테이너터미널, 철도운송, CY운영, 3PL등 종합물류사업을 다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게 바로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필자가 분석하기에는 이는 지금 시점에서 내로남불이 아니라 업의 경계가 없어졌다는 것을 해운업계 스스로 반증하는 셈이다.
불과 얼마 전 해양산업총연합회가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양 해운 물류산업 50만 가족...운운하면서 총궐기대회 하듯이 반대 했지만 과거 해운단체에서는 해운산업은 물류산업이 아니라 고유산업이라고 늘 주장해온 자신들의 논리와 부합되지 않을뿐더러 이번 해양총의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반대에 물류산업을 끌어들이고 있는바, 해운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이므로 정부의 막대한 금융지원이 결정되었지만 물류산업은 오히려 해운산업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정부 지원이 없는데도 물류산업 가족을 끌여 들이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아마도 전 세계에서 2자 물류와 3자 물류의 프레임을 씌워서 싸우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으며 사실 국내 해운선사나 3자 물류가 유럽의 사례처럼 크게 성장을 하지 못한 배경에는 그동안 인프라와 정보에 투자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운선사나 3자 물류업계가 약자의 프레임으로 무조건 대기업화주로부터 물류를 위탁받으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한국에서는 유독 자기 산업이나 업종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다른 기업의 진입을 막고 방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웃 일본의 경우 대기업 화주인 히다찌와 일본제철를 비롯한 수많은 대기업이 물류자회사를 설립해서 자사 물류는 물론 3PL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현재 일본의 3자 물류기업 Top 50개사 중 무려 24개사가 바로 화주기업에서 설립한 물류자회사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물류총람’에 따르면 주요 화주기업 302개사의 물류관리 실태보고가 있는데 158개사가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다.
1970~1980년대 까지 규모가 있는 대부분의 화주기업들은 물류자회사를 만들고 1990년대 이후 경기가 나쁠 때 캐리어(해운선사, 항공사)가 인프라 등을 확보하기위해 캐리어를 인수하는 등의 M&A 등의 절차로 물류산업이 발전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대기업 물류자회사는 거의 모두 성공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3자 물류 회사들의 경우에는 자본력도 취약하고 인프라투자도 미약해서 상당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3자 물류라는 말도 없어져야 한다. 그냥 모든 물류계약은 계약물류(contract logistics)이고 당사자 간 사적차지의 원칙에 의한 계약에 의해서 물류가 수행되므로 계약물류가 맞는 것이며 더 이상 고유의 영역 같은 것도 없애야 하고 해운은 보호받아야할 골목상권도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여러 국가의 해운기업과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해야만 한다.
포스코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역 논리로 해운선사들이 골목상권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영세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포스코가 물류분야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해운선사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주주에 대한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운선사나 선주협회 등에서 포스코는 공기업이므로 물류자회사 설립을 해서 해운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주장이나, 실제 포스코는 재벌기업도 아니고 외국인 지분이 가장 많은 다양한 주주로 구성된 회사이고 더욱이 주주가치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경영진이 부여받고 있고 그 과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물류자회사를 설립해 투명한 경쟁과 통합물류를 통한 합리적이고 규모의 경제에 의한 원가절감의 효율화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운산업의 주장은 억지논리라고 본다.
특히 포스코가 이번에 철강제품의 국내운송부문에 개인 화물차주의 직접 참여를 통한 운송계약 추진을 발표하고 이를 확대하겠다는 조치는 매우 고무적인 일로 다단계운송의 폐해를 제거하고 국내운송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고 합리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2017년 장기용선계약으로 인한 경영진의 판단잘못과 해운경영의 무능에 따른 오너리스크에서 촉발된 경영 거버넌스의 문제로 파산한 한진해운의 사례와 예전에 과도한 문어발식 사세확장으로 결국 그룹해체된 STX팬오션의 경우와 최근 경영위기에 처한 흥아해운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국내 선사들은 오너 중심의 경영을 고집하며 자본도 부족한데도 자본이 들어오는건 철저히 막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를 빌미삼아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최근 아마존, 징동 등은 AI, Robots, Iot, Big data등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물류시설과 인프라 및 플랫폼을 구축해 물류혁신의 리더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3PL업계는 자신의 역량부족은 탓하지 않고 그저 대기업 화주가 3자 물류든 2자 물류든 진입하는 것을 성토하면서 인정하기 싫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는데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한국은 물론 전 세계는 유통과 물류와 해운과의 경계가 없다. 글로벌 선사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의 MAERSK 사와 중국의 3위 COSCO사는 이제 해상운송을 넘어서 전 세계주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과 내륙운송, 철도, 3자 물류 등 door to door의 문전운송서비스를 위한 종합물류사업을 영위하는 메가 캐리어(Mega Carrier)로서 파멸적 경쟁을 주도하면서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이 온라인 유통의 1위와 2위인 것으로 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IT회사와 플랫폼 회사가 물류를 지배한다고 하고 업의 경계가 붕괴되고 적과의 동침이 대세인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회사를 키워야하는데 자기 밥그릇만 지키려는 회사는 경쟁력을 이미 상실한 것이다.
얼마전 세계적인 국제특송회사인 UPS에서 미국의 최대 가정용품기업인 홈 디포(Home Depot)의 CFO를 오는 6월부터 새로운 CEO로 영입한다는 발표가 있듯이 이젠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경영 거버넌스의 변혁이 요구되는 시대다.
필자는 30여년 간 물류에 종사해온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살아남아야 하고 자기들 영역만을 수호하려 하면서 오너리스크의 단면을 보여주고 정부지원에만 의존하려는 기업은 해운선사이든 물류기업이든 차라리 도산 하는게 국민경제에 이익이 되고 국민 혈세를 투입하지 않는 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다시는 한진해운 파산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해운선사는 이제 집단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오너리스크를 제거하는 경영거버넌스의 혁신과 지속적인 자본 확충과 투자실시로 환골탈태하는 자세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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