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지영 기자 = 신간도서 ‘잠들지 않는 토끼’는 기계 뇌에 관해 배우고 싶은 사람,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관해 수박 겉핥기가 아니라 제대로 원리 원칙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기계 뇌의 실제 사례를 보고 직접 응용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는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는 이야기다. 토끼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며 쿨쿨 자는 사이에 쉼 없이 나아간 거북이가 결국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야기 속에서는 토끼가 방심하며 걸음을 멈췄지만 실제 기업 간 경쟁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책에서는 데이터를 집약할 수 있는 플랫폼과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개선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을 다룬다.
이 시스템을 ‘기계 뇌’라 부른다. 이 기계 뇌를 도입해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구글’과 ‘아마존’이 있다. 이들 기업을 남들이 자고 있을 때도 밤낮으로 뛰는, ‘잠들지 않는 토끼’라 칭한다.
소비자가 모르는 사이에 역할 분담에 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주식으로 크게 손해를 봐서 속상할 때, 벌벌 떨면서 건강 진단 결과를 뜯어볼 때, 새내기 가수의 음악에 푹 빠졌을 때, 천만 관객 돌파 영화를 보고 흥분했을 때, 출장 때문에 탄 비행기 안에서 기분 좋게 졸고 있을 때, 이를 제공한 것이 ‘사람’이 아닌 ‘기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주식 시장에서는 이미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상식이다. 만약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를 하다가 참패했다면 당신의 경쟁 상대는 높은 확률로 기계였을 것이다.
영화 흥행 예측도 기계 뇌가 한다. 에파고긱스는 2003년에 영국에서 창업한 데이터 과학 관련 기업이다. 인공신경망 기술과 독자적인 각본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 제작에 들어간 투자금의 회수 확률을 과학적으로 제공한다. 덕분에 영화 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 제작사는 아직 1초도 촬영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에파고긱스에게 영화의 흥행 수입 예측을 의뢰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줄거리와 배경을 바꾼다.
전 세계의 사람에게 감동과 열광을 선사하려면 영화 내용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이제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셈이다.
필자가 지금 시대를 ‘딥 러닝의 시대’나 ‘인공지능의 시대’가 아니라 ‘기계 뇌의 시대’라 부른 이유는 ‘역직기 혁명’이나 ‘증기기관 혁명’이라고 부르지 않고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역직기와 증기기관 등의 기술에 관련된 사람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 사건이었다. 딥 러닝은 계산처리 기술 중 하나며 인공지능도 기계 뇌의 시대를 구성하는 한 가지 기술 요소일 뿐이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변화는 그러한 기술에 관련된 회사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훨씬 더 광범위한 사건인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도 ‘지능’에 관한 일을 담당한다는 이러한 변화는 인류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이는 회사의 경쟁 전략은 물론이고 생산 활동에서 인간이 점하는 위치, 일하는 방식, 교육 제도, 법 제도, 국가의 경쟁 전략, 그리고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기술 발전에만 초점을 맞춘 ‘딥 러닝과 인공지능의 시대’가 아닌, 지능을 담당하는 이가 바뀌는 ‘기계 뇌의 시대’인 것이다.
이 책은 기계 뇌에 관해 배우고 싶은 사람,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관해 수박 겉핥기가 아니라 제대로 원리 원칙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기계 뇌의 실제 사례를 보고 직접 응용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쓴 책이다.
최근 빅 데이터가 유행하면서 데이터 과학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선정적인 경제적 성공을 나열하기만 한다거나 통계 기술을 다뤘지만 비즈니스 측면의 분석이 부족하다는 등 사례부터 시스템 구축 방법까지 균형 있게 다룬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골고루 담았다. 기계 뇌를 비즈니스에 활용해야 할 담당자·매니저·경영진 등 기계 뇌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모든 비즈니스맨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저자 가토 에루테스 사토시는 도쿄 대학을 졸업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 앤드 컴퍼니, 미국계 제약 회사 등을 거쳐 2014년에 일반사단법인 일본 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를 창설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TEDXTokyo Salon에서 ‘교육의 미래와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등 대중을 상대로 한 강연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프로그래밍은 로봇으로 시작하자!’, ‘일본 제조업의 전략’(공저) 등이 있고 편집에 협력한 책으로는 ‘일본의 미래에 관해 얘기하자’, ‘Reimagining Japan’ 등이 있다.
역자 이인호는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한편으로 글밥아카데미 일본어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하고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10년 후, 이과생 생존법’, ‘문과 출신입니다만’, ‘과학인문학으로의 초대’,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공역), ‘무한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 ‘물리학은 처음인데요’ 등이 있다.
NSP통신/NSP TV 박지영 기자, jy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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