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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을 걷는다-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NSP통신, 박지영 기자, 2018-06-17 14:56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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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박지영 기자 = 이 책은 오직 두 다리에 의지한 채 서촌 일대를 돌며 펼치는 답사기행, 혹은 역사기행서다.

여타 기행서들이 풍광 묘사, 지은이의 사고와 감상 등으로 채워지는 것에 비해 ‘서촌을 걷는다’는 답사 지점마다 포인트가 되는 장소를 찾고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과 사연, 역사적 의미를 진보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현재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아무 이유 없이 생겨난 게 아니듯 우리의 현재를 알기 위해선 그 뿌리가 되는 과거에 대한 근본적인 관찰과 역사적 상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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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된 서촌의 과거와 현재 모습은 물론이고 그곳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고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반추한다.

세상은 ‘본 만큼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또한 특정한 대상을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애정이 싹트게 마련이다.

어느 하루, 서촌 구석구석을 느릿하게 걸으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우리 역사와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 한글 창제의 위인 세종대왕이 태어나고 자랐고 안평대군이 도화경을 꿈꾸고 안견이 몽유도원도를 그린 곳.

세월이 지나 매국노 윤덕영과 이완용이 떵떵거린 흔적이 여실한 곳. 그런 속에서도 이상, 윤동주, 노천명 같은 숱한 예술가와 보통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았던 곳. 많이 뒤바뀌고 사라져버린 것들이 많지만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역사의 숨결소리를 가늠해 들어볼 수 있는 드문 곳. 이 책은 살아있는 서촌의 역사를 되돌아볼 최적의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수많은 사람이 서울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경복궁 서쪽마을(서촌)은 ‘북촌’이라 불리는 경복궁 동쪽마을에 이어 도심관광지로 개발되며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서촌은 지극히 평범한 강북의 한 지역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곳에는 한양으로 천도한 조선왕조 500여 년과 근현대 우리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부터 청와대, 정부종합청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반도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한발 한발 내딛는 곳마다 역사교과서를 펼치듯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것들을 한 꺼풀 벗기면 사랑과 증오, 전쟁과 평화, 애국과 매국 등 우리 선조들의 삶이 눅진하게 녹아난다.

한 마을의 역사는 물을 따라 형성되는 법이다. 저자는 비록 모두 복개돼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여전히 발길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기준으로 답사코스를 잡았다. 앞서간 이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서고자 선택한 방식이다.

우선 청계천 상류 즉 ‘백운동천’을 따라 걸으며 주변에 남겨진 지난날의 흔적을 찾고 그 시대로 들어간다. 백운동천은 청계광장의 소라탑에서 북쪽으로 창의문 옆 북악산 기슭의 청계천 발원지까지의 물길을 말한다.

백운동천에는 옥류동천, 사직동천 등 여러 지류가 존재하는데 그곳에서도 저자는 발걸음과 시선을 멈춘다. 특히 옥류동천 인근은 서촌 관광의 핵심으로 개발되어 볼거리가 많다.

이 책은 기행문이므로 일반적인 역사교과서처럼 시대 순으로 배열하지 않았다. 직접 걸으며 눈에 보이는 위치에 따라 서술했다. 따라서 백운동천의 최하류인 현 청계광장 소라탑부터 창의문에 이르기까지 물길이 지나는 행정구역, 즉 동별로 차례를 구성했다.

교과서 속의 관념적인 역사가 아니라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현실적인 역사를 서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 유영호는 1990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경험함으로써 민족 분단과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통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결국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게 된 저자는, 최근 대한민국 중심부인 서울의 역사와 기행에 대한 글쓰기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하나를 위하여’, ‘북한영화, 그리고 거짓말’, ‘21세기 민족주의’(공저), ‘한양도성 걸어서 한바퀴’ 등이 있다.

NSP통신/NSP TV 박지영 기자, jy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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