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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더니

퀴즈왕, 보는 관점이 달라야 재밌는 영화

NS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2010-09-14 16:34 KRD2
#퀴즈왕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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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 최근에 거룩한계보(2006), 아들(2007),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에서 장진 감독은 그답지 않은 연출로 실망을 안겨줬던 터라 이 신작에 대한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영화는 데뷰작 ‘기막힌 사내들’을 제외하곤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거의 일정수준이상의 흥행을 이어왔는데 독특하고 신랄한 유머는 열혈팬들을 만들었고 아는여자(2004)에 이르러 그의 이름자체가 하나의 브랜드화되고 말았다.

장진식 유머…. 그렇다. 그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유머는 기존 코미디와는 다른 장진만이 할 수 있는 코드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의 영화사 ‘필름있수다’가 메이저 회사인 시네마서비스와 제휴를 하면서 그만의 색깔이 사라지고 말았는데 거룩한계보는 평범한 조폭영화에 지나지 않았고 ‘아들’은 정말 실망스러웠으며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는 재미는 있었으나 장진식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작품이 되고 말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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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유머는 위의 영화에서도 곳곳에 숨어있지만 관객들은 온전하게 장진감독스러운 영화를 여전히 원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런 작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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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진감독의 8번째 장편영화인 퀴즈왕은 그의 영화인생을 중간 정리하는 의미로 보아진다.

그의 말처럼 이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규모영화로 기획됐고 소위 장진사단이라고 불리우는 그의 배우들과 스텝들이 한데 모여 마치 파티를 하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는 이 영화는 극작가출신인 그의 이력에 걸맞는 연출내공을 보여준다.

제목이 퀴즈왕인 이 영화는 문제를 푸는 주인공들의 살 떨리는 심리대결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엇박자의 해결사형제, 노름에 빠져 구박덩어리가 된 가장과 그의 가족, 자존심강한 철가방, 우울증클리닉의 사람들, 천재지만 시니컬하게 세상을 사는 대학생과 그의 아버지 등 수많은 군상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들의 고민많고 남루한 생활을 설명하는 초반을 지나 교통사고 이후의 경찰서 안에서 벌어지는 단체 씬에서 장진감독의 장기인 연극적인 대사가 난무하고 등장인물들에게 골고루 조명이 집중된다.

대단한 것은 누구하나 소홀히 대접받는 캐릭터가 없었고 정말 놀랍게도 10여명에 달하는 경찰서안의 인물들은 자신만의 분량 안에서 마치 베틀을 하듯이 마음껏 기량을 펼친다는 것이었다. 대사를 치는 인물이 바뀔 때마다 카메라는 그에게 집중되고 그 순간만은 그 배우가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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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대중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지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변해버린 그의 연출력을 순수했던 그때처럼 재현해 보고자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이 투영된 작품이었고 그동안 소위 장진사단이라고 불리우며 함께 했던 배우들에게 만들어준 하나의 잔치이자 놀이터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은 다른 영화와 달라야 한다. 왜냐면 모든 대중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가수들이 생일때 팬들을 모아놓고 그들과 함께하는 자신들만의 잔치를 하듯이 이 작품도 그들만의 잔치였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그들을 사랑했던 팬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장진표 코미디 퀴즈왕은 9월 16일 개봉한다.

gagamal010@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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