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IP통신] 김정태 기자 = 필립모리스>의 짐 캐리의 거침없는 말빨로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빠뜨리고 있다.
사기죄로 투옥돼 외롭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스티븐 러셀(짐 캐리). 어느날, 그의 시야에 거칠고 거대한 죄수들 가운데 서있는 샤방샤방한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가 포착된다.
본능적 이끌림에 의해 필립에게 다가선 스티븐은 필립의 부드러운 감수성에, 필립은 스티븐의 유쾌한 호탕함에 호감을 갖는다.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안타까워하는 필립 모리스.
왜냐하면, 곧 맨끝 동으로 이송되기 때문이다.
13일의 금요일 태생이라, 원래 복이 없다고 푸념하는 필립에게 스티븐은 부드럽게 답한다. “그게 뭐 대수야. 13일의 금요일은 내 행운의 날인걸….”
혹시 스티븐 러셀은 작업선수!? 하지만 필립 모리스는 자신을 배려해주는 그의 말에 더욱 호감을 갖게 된다. 스티븐에게 13일의 금요일은 재수없는 날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파트너가 세상에 태어난 날이기에 더욱 행운의 날인 셈이다.
그 때문일까? 수많은 탈옥을 반복한 실제 인물 스티븐 러셀의 탈옥 날짜는 모두 13일의 금요일이었다.
석방 후, 자유를 누리며 함께 지내게 된 스티븐 러셀과 필립 모리스. 필립 모리스와 함께 있으면 무적이 되는 그는 다신 필립을 불행하게 하지 않으리라! 이젠 사기도 치지 않고 정직하게 살겠노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웠다면 스티븐의 인생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터…! 필립과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오히려 더 뛰어난 사기꾼으로 거듭나게 하며 기상천외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게 만든다.
갑자기 큰 주택에 좋은 가구들, 심지어 커플로 비싼 외제차 풀패키지를 마구 사들이는 스티븐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필립. 그런 그에게 스티븐은 자신의 사기행각을 숨길려는 요량으로 한여름인 7월에 크리스마스 보너스가 나왔다며 얼버무려,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취직하기로 마음먹은 스티븐 러셀! 보험회사에 엄청난 가짜 이력서를 제출한다. 푸르덴셜, IBM 근무 등 그가 써낸 화려한 이력과 신원보증인들의 침이 마를 칭찬, 회사는 곧 스티븐 러셀을 재무이사로 모셔간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그 신원보증인들의 목소리가 모두 스티븐 러셀이었다는 것을. 천재적인 두뇌로 모든 전화가 자신에게 오도록 꾸민 그는 “스티븐 러셀은 참 곧은 사람이라 ‘푸르덴셜’에 몸담아 준게 행운이었죠”, “2년간 ‘올해의 직원’이었고 IBM 소프트웨어 개발도 했어요” 등 남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신의 칭찬을 유창하게 해댄다.
그것도 모두 거짓으로! 정말 믿기 힘들 정도의 기발함이다. 실제로 영화를 위해 스티븐 러셀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원작자는 그를 다양한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말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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