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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해보니

현대캐피탈 렌트카 견적만 봐도 자동보험가입…고객 ‘황당’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1-12-10 11:30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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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카카오톡 캡처. (강수인 기자)
카카오톡 캡처. (강수인 기자)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현대캐피탈이 자동차 렌트(렌트카) 견적을 조회하기만 해도 보험에 자동으로 가입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해 해당 서비스가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비자가 인식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것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무료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 금융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안은 더해지고 있다.

이는 렌트카 견적만 보기를 원하는 고객들에게까지 ‘무료라는 미명하’에 보험을 가입시키고 있기 때문. 고객들은 ‘견적만 봤을 뿐인데 내가 보험에 가입될 수 있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고객들의 불만은 지난 2019년부터 네이버 지식인을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에 대한 의문과 함께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은 공짜로 보험을 제공해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 또 현대캐피탈은 해당서비스 내 개인정보제공 선택시 보험가입에 대한 설명 문구가 제시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고객의 선택 동의의 문제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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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험가입에 대한 해당 서비스는 대출플랫폼 핀다 등을 통해서도 광고 제휴 등의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다양한 고객층이 보험에 자동 가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핀다 앱(App)을 통해 렌트카 서비스를 직접 확인해보니 해당 보험 가입 서비스는 견적 조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러스멤버십’의 가입 조건이었다.

이 조건은 ‘플러스멤버십 가입을 위한 선택 동의’ 여부를 묻는 페이지 속 상세 내용 약 14개의 체크리스트 중 네 번째인 ‘개인 정보 필수 제공’ 안에 세부내용인 ‘(2)거래목적 달성을 위한 개인(신용)정보 제공’에 담겨 있다. “제휴보험 서비스 가입”이라는 문장이다.

고객을 제휴보험 서비스에 가입시키기 위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는데 동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의 본질은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전달돼 자동으로 보험에 가입되는 조건을 고객이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14개의 리스트에는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한 제휴사에 보험 판매 목적 제공’이라는 항목이 있어 자칫 이 항목이 보험 가입과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고객이 헷갈릴 수 있다. 이 항목은 ‘안심·다소안심·보통·신중·주의’ 단계 중 ‘안심’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항목에 동의하지 않으면 ‘플러스멤버십 가입 혜택 안내’라는 페이지가 새로 열리는데 여기엔 ‘다음에 하기’와 ‘동의하고 혜택받기’가 있다. 14개 체크리스트를 항목별로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은 고객은 두 번씩이나 플러스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질문에 ‘동의’하게 될 수 있다.

차량 견적을 조회 후 ‘플러스멤버십 가입’에 동의하면 렌트를 실행하지 않아도 푸본현대생명으로부터 “현대캐피탈 플러스멤버십을 통해 푸본현대생명의 교통재해보험에 무료로 가입되었습니다”라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알림톡이 온다.

해당 알림톡을 받은 후 현대캐피탈의 “플러스멤버십 무료보험 서비스 가입 안내”라며 “제휴사(푸본현대생명, 현대해상)에서 보험상품 추천을 목적으로 연락드릴 수 있음을 안내드린다”는 알림톡이 온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리스·렌트 담당자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리스·렌트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니 “견적을 조회하면 보험에 가입되는지 전혀 몰랐다”며 “무료 보험에 가입하겠냐는 별도의 질문 없이 바로 보험에 가입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입하지도 않은 보험에 가입됐다는 알림톡을 받으면 고객 입장에서 당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를 제휴형태로 제공 중인 대출비교플랫폼 핀다는 해당 서비스 가입 조건은 핀다와는 관계 없고 고객 선택 사항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핀다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플러스멤버십은 필수동의가 아니라 선택사항”이라며 “이 점이 고객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판단된다면 현대캐피탈에 시정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렌트 상품은 단순 광고상품이라 비금융상품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관계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플러스멤버십 서비스는 ‘금융상품 우대’라는 이름으로 안내가 돼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캐피탈 홍보 담당자는 “사전에 가입하는 채널을 통해 ‘무료보험 1년 가입’ 안내 등이 명시돼 있고 고객에게 플러스멤버십 가입 후 별도 알림톡과 LMS(원격관리시스템)을 통해 가입 안내를 하고 있다”며 “만약 이 단계에서 가입을 철회하고 싶은 고객은 언제든지 해당 채널과 ARS를 통해 탈퇴나 해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해당 보험 상품은 6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되고 이후 자동으로 해지되는 소멸성 보험상품”이라며 “보험료도 소액인 상품이고 6개월 동안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차량 렌트 견적만 알아볼 심사였던 고객이라 할지라도 해당 서비스에 대한 동의를 꼼꼼하게 읽지 않고 이해를 하지 않으면 보험에 가입된다는 뜻이다. 물론 보험은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도 현대캐피탈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담당자는 핀다의 문제로 돌리기도 했다. 이 담당자는 “현대캐피탈에서 견적을 내면 선택 동의, 항목 동의 내역이 상세하게 나열된다”며 “핀다를 통해서 진행이 되다 보니까 핀다에서 견적을 받았을 때 그쪽 약관에 따라 하게 되니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앱형태로 현대캐피탈 URL을 핀다가 가지고 쓰지만 전산상의 데이터가 취합돼 넘기는 것은 핀다에서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핀다 관계자는 “핀다는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에 현대캐피탈 페이지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핀다와 무관하다”며 “현대캐피탈은 핀다를 통해 장기렌트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서 운영 중인 상품에 대해 핀다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팀 관계자는 “플러스멤버십 가입 혜택 안내에 ‘운전자 상해보상’과 ‘대중교통 장해보상’이라는 단어가 있고 약관에 ‘보험가입’이라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에서 이를 직접 보상해준다는 것과 개인정보를 타 보험사(푸본현대생명)에 제공해 보험사의 보험상품에 가입하게 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또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고객들의 정보를 보험사에 넘길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고객들이 한 번에 알아보기 힘든 세부항목으로 조건을 걸어두고 ‘무료’라는 명목으로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되기 때문이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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