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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 “화재·폭발 위험 없는 수계아연이온전지로 50조 ESS시장 도전 목표”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25-11-13 10:33 KRX2 R0
#김찬훈 #티엔피솔루션 #수계아연이온전지 #에너지저장장치 #덴드라이트

“신재생에너지 설비, 반도체 산업, 데이터센터 등 전 세계적으로 ESS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안전한 이차전지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NSP통신-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부교수) (사진 = 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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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부교수) (사진 = NSP통신)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Chief Technical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는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수계아연이온전지로 50조 원 규모의 ESS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올 상반기 티엔피솔루션 CTO로 합류한 그는 수계아연이온전지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인 아연 음극의 덴드라이트 형성, 부식, 가스 발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보호막 기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에 차세대 수계아연이온전지 기술을 이전한 이차전지 전문가다. 현재 정부과제 수행과 기초연구를 병행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부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이에 NSP통신은 김찬훈 CTO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없는 고안정성 이차전지인 수계아연이온전지의 개발 과정과 티엔피솔루션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국내 이차전지 분야 떠오르는 전문가로 주목 받고 있다. 어떻게 신소재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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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석사과정 재학 시절부터 리튬이차전지 연구를 시작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동안에는 이차전지용 나노소재 합성, 고도 전기화학 분석, 이차전지 성능 평가 등 차세대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왔다. 특히 2018년 말 박사 졸업 후 정부출연연구소에 입사하던 시기에 국내에서 잇따른 ESS 화재 및 폭발 사고를 보면서 보다 안전한 ESS용 이차전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이를 계기로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유일한 차세대 안전 전지인 수계아연이온전지 연구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그동안 연구 성과는

“지금까지 SCI(E) 논문 50편 이상과 등록 특허 27건을 발표했으며 Advanced Energy Materials, Nano-Micro Letters, ACS Energy Letters 등 세계적 저널에 수계아연이온전지(AZIB) 관련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특히 덴드라이트 억제와 가스 발생 저감 등 수계아연이온전지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연 음극 보호막 연구와, 낮은 에너지 밀도를 개선할 수 있는 후막 전극용 고이온전도성 바인더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상위 2% 논문에 게재되는 등 높은 학문적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연구 성과가 실용적인 기술로 이어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지금까지 총 5건의 기술을 민간기업에 성공적으로 이전(총액 약 1.8억 원)했다. 기술이전은 논문이나 특허, 과제 수주와는 달리 실제 기업 수요를 충족시키는 고난도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저의 연구 인생에서 한 번 달성하기도 어려운 일을 비교적 젊은 30대에 다섯 번 경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2025년 1월에는 국내 최초로 수계아연이온전지 핵심 기술을 민간기업인 티엔피솔루션에 1.1억 원 규모로 이전했고 이를 계기로 현재 티엔피솔루션의 CTO로서 수계아연이온전지의 제품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또 현재까지 9개의 국가연구개발사업(총액 약 70억 원)을 연구책임자로 수주했으며 이 중에는 2024년 약 50억 원 규모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STEAM 연구사업도 포함된다. 2025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사업, 서울연구원 기후변화대응 혁신기술 실증사업 등을 티엔피솔루션과 함께 수행하며 수계아연이온전지의 국내 최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실증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전지인 수계아연이온전지의 장점과 단점은

“수계아연이온전지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차세대 이차전지다. 작동 원리상 리튬이온보다 무거운 아연 이온을 전하 운반체로 사용하고 수계 전해질의 분해로 인해 작동 전압이 낮게 제한된다. 따라서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넘어서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수계아연이온전지는 물(H2O)을 기반으로 한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발화 위험이 없고 납축전지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최근 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성’이 최우선 과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택용 ESS나 실내용 UPS 등 사람과 가까운 환경에서 사용되는 시스템에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2024년부터 시행된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의무화 제도에서도 수계아연이온전지는 가장 현실적인 실내용 ESS 기술로 평가된다. 공공기관과 민간 건물의 제로에너지 인증 등급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해 활용할 수 있는 ESS가 필수적이다. 이때 실내 설치가 필요한 ESS는 고성능보다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이런 점에서 수계아연이온전지는 화재 위험과 주민 불안을 최소화한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또 리튬이온전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세대 전지는 리튬보다 무거운 금속 이온을 운반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 밀도를 얻기 위해 금속 자체를 음극으로 사용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수계 전해질 시스템에서 안정적으로 금속 음극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금속이 바로 아연이다. 반면 소듐(나트륨)이온전지는 인화성 유기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계 환경에서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으며 마그네슘이나 칼륨 이온전지도 수계 시스템에서 금속 안정성 확보가 어려워 적용이 제한적이다. 아연, 전이금속 산화물, 황산염 전해질염 등 수계아연이온전지의 주요 소재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원재료 가격이 3분의 1 이하로 저렴하다. 또한 수분에 민감하지 않아 드라이룸 공정이 불필요하며 대기 중에서도 전지 조립 및 생산이 가능해 제조비와 에너지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수백~수천 도의 고온 열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아 경제성과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NSP통신-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좌)와 강성구 티엔피솔루션 대표(우) (사진 = 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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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훈 티엔피솔루션 CTO(좌)와 강성구 티엔피솔루션 대표(우) (사진 = NSP통신)

▲수계아연이온전지의 시장 전망은

“수계아연이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리튬이온전지를 직접 대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리튬이온전지는 상용화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시장 점유율은 약 5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나머지는 여전히 납축전지와 니켈계 전지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저렴한 납축전지가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리튬이온전지가 전 세계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최근 ES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전성이 성능보다 중요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 데이터센터, 지하철 역사 등 실내 환경에 설치되는 ESS에서는 화재 위험이 있는 리튬이온전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이 같은 용도에서는 비발화성 수계전해질을 사용하는 수계아연이온전지가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대체 기술이다. 또 변전소나 통신사 UPS 등 재난 시에도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요한 설비에서는 여전히 납축전지가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무겁고 부피가 크며 저온 환경에서 성능 저하가 크고 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ㄴ이러한 이유로 한국전력공사는 변전소용 납축전지 기반 UPS를 수계아연이온전지 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위해 티엔피솔루션에 4.1억 원을 투자했고, 해당 기술 개발과 실증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 저는 티엔피솔루션에서 수계아연이온전지(AZIB)의 제품화를 목표로 단순히 연구 성과를 학문적 성취로 남기지 않고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 실용화와 제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투자 연계형 기술개발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 수요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상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내 최초를 넘어 세계 최초로 수계아연이온전지를 상용화해 차세대 이차전지 분야의 모범적 성공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저장 기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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