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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 초읽기·외인 셀코리아에도 F4 마음은 ‘콩밭에’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5-11-12 15:08 KRX2 R0
#F4회의 #이억원 #이창용 #한국은행 #환율

이억원 “계엄 때와 다른 것 없어…시장상황 체크중”
임기 만료 앞둔 이창용 “코스피 버블 아니다”
업계 “F4 회의, 당국 수장 기싸움에 불발” 의혹 제기

NSP통신-1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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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강수인 기자)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69원 이상으로 치솟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F4 회의’ 관련 소식이 없다. 금융당국은 “지켜보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코스피는 버블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 F4 회의 불발 이유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경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F4회의가 개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계속해서 시장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계엄때와 비해 뭔가 바뀌어서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지적이 나온 이유는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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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지난달 27일 4200선을 뚫고 오른 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5일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당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7개월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달러인덱스 98.5에 1431.8원을 기록한 뒤 지난 4일과 5일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해소 기대감에 달러인덱스가 100.22로 올라 1441원까지 오른 뒤 다시 달러인덱스가 99.44로 떨어졌지만 환율은 1469원까지 치솟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1431원까지 올랐을 땐 F4 회의(김병환 전 금융위원장,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즉각 가동됐다. 당시엔 달러인덱스가 106~110으로 강달러였음에도 말이다. 당시엔 금융지주 회장들과 ‘금융당국 점검회의’를 열고 외화유동성 상황도 점검한 바 있다.

NSP통신-출처 달러인덱스 Bloomberg, 원달러환율 ECOS. (그래프 = 강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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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달러인덱스 Bloomberg, 원달러환율 ECOS. (그래프 = 강수인 기자)

그러나 최근 환율이 1469원 이상으로 치솟았지만 F4회의라는 글자가 언론에서 보이지 않았다. 외화유동성 관리 관련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 5일에도 금융위 관계자는 F4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아직 위험한 수준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업계가 보는 시선은 다르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는 ‘한국은행 총재’ 자리를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는 내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그간 ‘빚투’에 대한 강한 발언을 내놓은 것과 다른 온도의 발언들을 내놨다. 앞서 지난 2023년 8월 22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자기 돈이 아니라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리가 다시 1%대로 예전처럼 떨어져서 이게 비용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은 경고해드린다”며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0.7%p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당시 관세 효과로 순수출 기여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국내 주가는 버블 수준이 아니다”라며 “국제 비교로 보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코스피는 3800을 넘어 4000대로 치고 올라갔다.

이와 관련해 한 한은 관계자는 “달러인덱스도 여전히 90대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인데 코스피만 끌어올린다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며 “중앙은행 총재가 버블이 아니라는 말을 한 것은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연임을 위해 무리한 발언들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난감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F4회의를 자주 개최하면 국민들이 이 총재의 입에 시선이 쏠려 연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이 총재를 견제하기 위해선 최대한 F4회의가 안 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민들이 코스피와 환율에 관심을 집중하는 가운데 이 총재가 F4에서 한 발언들은 대서특필될 것”이라며 “차기 한은 총재를 희망하는 분은 F4회의가 열리지 않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비서관이 거론된다. 하 수석은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이재명의 경제 책사로 불려왔다.

그는 수석으로 발탁되기 한 달 전 자신의 SNS에 “호텔경제론은 케인스가 1936년 대공황 극복을 위해 제시한 돈의 흐름을 강조한 일반경제 이론 개념과 유사하다”며 “(호텔 예약자가 취소해버린 노쇼는) 돈을 푸는 효과와 돈의 순환 효과 중 후자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 나중에 돈을 갚더라도 경제가 어려울 때 정책 대출이 소비나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과 비슷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이 대선토론과 유세현장에서 호텔경제론을 말하자 ‘노쇼경제학’으로 풍자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난 6월 6일 경제수석에 오른 이후 언론인터뷰 외 이렇다 할 행보를 찾기가 어렵다. 한 한은 관계자는 “하준경 경제수석이 한국은행 총재 자리를 희망하고 있다는 풍문을 들었다”며 “아무래도 경제수석보단 한국은행 총재가 존재감이 더 높고 경제책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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