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강릉시(시장 김홍규)가 역대 최악의 가뭄 사태에 직면하면서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김홍규 시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정부와 협력해 모든 행정 역량을 동원, 시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릉시는 장기간 이어진 가뭄으로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4%대까지 떨어지면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강릉에는 1mm 수준의 강수만 기록돼 실질적인 해갈 효과가 없었다.
김 시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이 생활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며 “이번 가뭄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선 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023년부터 지하수 저류댐 설치와 정수장 현대화 등 장기 대책을 추진해왔다. 연곡 지하수저류댐 사업은 환경부 승인과 함께 250억원을 확보해 2027년 12월 완공 시 하루 1만8000톤의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연곡정수장 현대화 사업은 2024년 9월 착공돼 2029년 준공 시 하루 1만 4800톤을 추가로 확보한다.
또한 롯데시네마 등에서 배출되는 지하수를 보조수원으로 활용, 올해 7월부터 하루 5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사업은 설계와 공사 기간만 수년이 소요돼 단기적 위기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현재 시는 민방위 급수시설, 홈플러스·롯데시네마 보조수원, 남대천 구산농보 용수 등을 통해 하루 1만9640톤을 확보했다. 여기에 추가로 약 1만9000톤을 더해 총 3만8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오봉저수지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도마천과 왕산천의 하상 정비 및 준설도 진행 중이다. 재원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와의 공조도 강화해 행안부 재난특별교부세 19억원, 도 예비비 25억원, 재난관리기금 35억원 등을 확보했다. 시 자체적으로도 재난관리기금 10억원, 예비비 28억5000만원, 상수도특별회계 예비비 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달 27일 행안부 장관 주재 회의에서 강릉 가뭄에 따른 재난사태 선포 필요성이 공식 제기됐다. 이어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 즉시 재난사태 선포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행정안전부는 강릉지역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지원이 본격화되며, 강릉시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재난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시는 소방차량을 포함한 71대를 투입해 인근 지자체에서 홍제정수장으로 하루 2130톤의 물을 운반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저수율이 0%에 도달하면 차량을 통한 전면 급수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한 살수차를 최대 400대 동원해 지방하천과 저수지 22곳에서 하루 1만5600톤의 원수를 오봉저수지에 공급한다. 제한급수 조치도 강화돼 1일부터 홍제정수장 정수구역 내 5만3000여 수용가에 대해 계량기 75% 조절을 전면 시행했다.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도 검토한다.
의료·복지·교정시설 등 필수시설에는 예외 없이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하루 20대의 살수차를 전담 배치한다. 생수는 최소 200만병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135만병이 확보됐다. 우선 교육·복지시설에 14만병이 배부됐고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전 시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는 담당 부서가 직접 방문해 생수를 전달한다. 숙박업소의 경우 150실 이상 시설에는 수영장·사우나 운영 제한을 요청했으며 관광개발공사 운영 시설은 저수율 10% 미만 시 전면 운영 중단된다. 농업용수는 공급 중단을 요청했으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체 수원에서 긴급 지원한다.
시는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통한 누수율 저감, 연곡정수장 정비사업과 지하수저류댐 사업 조기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왕산면 대기리 소하천 취수보 설치, 사방댐 활용,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등도 신속히 착공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로 하루 5000톤, 중장기적으로는 송수관로 복선화와 공공하수처리수 재이용으로 하루 6만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남대천 지하저류댐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1만5000톤의 생활용수를 추가 확보해 전체적으로 하루 9만톤 규모의 용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규 시장은 “시민의 불편을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송구하다”며 “강릉시는 시민과 함께 반드시 이번 가뭄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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