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최병수 기자 = 대구대학교 이성호 교수 연구팀이 비누 과학 원리를 이용해 소변 한 방울로도 췌장 관련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진단 센서를 개발했다.
대구대학교 일반대학원 화학과의 이성호 교수(교신저자)와 박태민(제1저자, 석사과정 졸업), 한민우(제2저자, 석사과정) 학생은 ‘증폭된 형광 응답을 기반으로 한 인체 소변 내 트립신의 초고감도 검출’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분석화학 분야 상위 5% 이내 논문에 속하는 세계적인 저명 학술지인 국제 SCI(E) ‘ACS Sensors’의 표지논문(Supplementary Cover Article)으로 최근 선정돼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췌장염, 췌장암 등 췌장 관련 질병은 생명에 큰 위협이 되는 중대 질병임에도 초기증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진단 방법과 침습적 검출(채혈, 바늘생검 등), 높은 검사 비용 등의 제약으로 인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특히 췌장암의 조기 발견율은 10%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대 연구팀은 비침습적인 진단법 개발을 위해 췌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분비되는 트립신(trypsin)을 감지해 발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진단 방법을 연구했다.
하지만 비침습적 검사 방법의 경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트립신의 농도가 워낙 낮아 이러한 농도의 변화를 정확히 감지하는 것이 기술적 한계로 작용했다.
이에 연구팀은 소변 내에서의 트립신이 극미량이라도 매우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비누 과학의 원리를 이용했다.
비누는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인 친수성 부분과 그렇지 않은 소수성 부분(또는 친유성 부분)의 분자 내 분리 구조(미셀, micelle)을 통해 옷의 얼룩을 제거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대구대 연구팀은 비누 과학 원리를 응용해 소수성 형광체가 분자 내부에 위치하면 물과의 접촉이 줄어들어 높은 형광 양자 수율을 보이는 미셀 기반 화학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미셀 내부의 채널을 통해 전자가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극미량의 검출 물질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한 신호 전달 능력을 가지며 이로 인해 높은 감도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채혈 대신 소변을 사용해 더욱 간편하게 췌장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자가검진키트를 개발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면서 “이 논문은 의학 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며 췌장 관련 질병의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샌안토니오 소재 텍사스주립대학과 공동으로 연구한 것으로, 이 대학의 커크 S. 쉔즈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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