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종선, 검찰에 차량 화재 결함 은폐 BMW 기소 촉구(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자동차 결함 피해자들을 위해 집단소송 변호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의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는 하종선 변호사가 여러 차례의 리콜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검찰에 차량 결함을 은폐한 BMW 측 관계자들을 즉각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MBC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비공개 조치했던 2018년 12월 17일 자 BMW차량 화재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의 내용을 3년 만에 최초로 단독 입수해 공개하며 BMW가 EGR을 과다하게 작동시키면서 열용량이 적은 EGR쿨러를 장착시킨 설계결함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결론 낸 보고서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BMW코리아는 이에 대해 “이번 리콜(6번째)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예방 차원의 자발적 리콜이다”며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여 개선된 EGR 모률로 교체하는 이번 리콜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 하고 특히 한국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이다”고 해명했으나 MBC가 방송에서 지적한 EGR쿨러의 설계 결함에 대한 보고서 내용에 대한 반박이나 설계결함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에 NSP통신은 하종선 변호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근 MBC보도에서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2018년 BMW 차량 화재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를 국토부가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A, 국토부가 당연히 공개했었어야 했다. 그 당시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운행정지 명령까지 내렸던 국토부가 조사의 결과물인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지금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 대해 정부 기관이나 의회가 조사를하는 경우에는 300쪽에서 500쪽에 달하는 조사보고서가 나오고 예외 없이 공개된다. 영업비밀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해도 조사보고서 전체를 비공개 처리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특히 일부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으면 이 부분은 검은색으로 가리는 리댁트(Redact)처리를 하거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공개본(Public Version)을 만들면 되는데도 국토부가 조사보고서 전체를 비공개 처리한 것은 결국 BMW 봐주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고 국토부의 이 같은 BMW에 대한 배려가 결국 BMW차량 소유자들이 제기한 소송 진행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본다.
Q, BMW는 집단소송에서 EGR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지 않도록 조치한 첫 번째 리콜로 하자가 치유됐고 리콜 받으면 손해가 회복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EGR쿨러의 열용량을 높인 6번째 리콜로 BMW가 스스로 자신의 이와 같은 기존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 것인지
A, 저의 의견으로는 2018년 12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 국토부는 “BMW가 실시한 냉각수가 새지 못하도록 하는 리콜은 화재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는 부적정한 리콜이다”며 “열용량이 훨씬 큰 신형 EGR쿨러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신형 EGR쿨러의 개발에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차량 소유자들에게 2년 동안 화재위험을 감수하고 운행하라고 할 수 없으므로 BMW가 소유자들의 차량을 Buyback해야 한다고 2년 전에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렇게 하지 않고 적정성이 결여된 즉 화재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임시 땜질식 부적정한 리콜 방안을 승인해 줘서 BMW에게 면죄부를 줬다. 그리고 BMW는 이를 빌미로 민사소송에서 국토부가 승인한 리콜 실시로 화재위험이 해소됐고 차량 소유자들의 피해가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6번째 리콜로 BMW가 실시했던 기존 리콜 방안들이 화재 위험을 제거하지 못하는 부적정한 리콜이었음을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향후 BMW는 계속해서 이를 시인하지 아니하고 당시로서는 냉각수가 새는 것을 방지하는 임시 땜질식 리콜이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 이었다라고 변명하는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Q, BMW가 이번에 실시한 리콜에 또 다른 문제점이나 국토부가 이를 승인해 준 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A, 국토부가 2021년 11월 24일 발표한 리콜 보도자료는 열에 견디는 힘이 큰 EGR쿨러의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자발적으로 해당 부품을 교체하는 리콜에 들어간다’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 ‘열에 견디는 힘이 몇 %나 커졌고’ ‘이렇게 커진 것이 화재 위험을 없애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열에 견디는 힘을 열용량이라고 하는데 이는 수치로 계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토부는 ‘기존의 EGR쿨러의 열용량은 몇이고 신규 EGR쿨러의 열용량은 얼마여서 몇 %가 향상된 것인지, 그리고 시험 결과 화재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혀야 마땅했다.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BMW 차량 화재 사태에 대한 리 콜조치를 국토부가 열용량개선에 관한 수치의 제시 없이 단지 ‘개선 됐다’라고 막연하게 발표한 것은 이번에도 ‘리콜 방안의 적정성, 즉 새로 개발된 EGR 쿨러가 화재위험을 완전히 해소했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Q, 그렇다면 이번에 6번째 실시하는 리콜로 앞으로 화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인지
A, BMW와 국토부가 이번 6번째 리콜로 화재가 앞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국민들께서는 안심하시라고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BMW와 국토부 모두 6번째 리콜 후에도 여전히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제 의견으로는 기술적으로 볼 때 BMW가 EGR쿨러와 통로에 검댕이가 쌓이게 하는 고압EGR만을 채택한 설계에서 벤츠 등 다수의 제조사들이 채택한 하이브리드 EGR시스템, 즉 고압EGR과 저압EGR 두개의 EGR시스템을 함께 장착해서 검댕이가 쌓이지 않게 하는 설계로 변경하지 않는 한 화재는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고압 EGR시스템이 왜 문제이고, 저압 EGR시스템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EGR시스템으로 변경하는 것이 왜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설명한다면
A, 고압EGR시스템은 엔진에서 바로 나온 뜨겁고 검댕이(입자상물질,Soot)가 많은 배기가스를 뽑아내어 엔진으로 재순환시키기 때문에 EGR밸브와 EGR쿨러에 열 손상을 가해 파손시키고 검댕이가 많이 쌓여 막히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엔진오일과 냉각수가 들러붙어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된다.
반면에 저압EGR은 DPF에 의해 검댕이가 제거되고 식혀져서 덜 뜨거운 배출가스를 엔진으로 재순환시키기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이 낮고 배출가스 저감 효과는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벤츠 등 다른 제조사들은 저압EGR과 고압EGR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EGR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고 그 결과 BMW보다 화재발생 위험이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BMW가 오직 고압EGR시스템 사용을 고집하면서 고압EGR과 저압EGR 두 개를 모두 쓰는 하이브리드 EGR시스템으로 설계를 변경하지 않는 한 단지 EGR쿨러의 열용량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화재 발생 위험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Q, BMW 차량 화재 집단소송이 3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A,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청구원인이 BMW의 결함 은폐이기 때문에 민사소송의 재판부는 검찰이 결함 은폐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이 BMW가 결함을 은폐했느냐에 대한 수사를 2년 넘게 질질 끌고 있기 때문에 재판이 진행 되고 못하고 있다.
2018년 7월 피해자들이 BMW를 결함 은폐로 고소했고 2019년 11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 등 10명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서울중앙지검에서 2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왜 결론을 못 내리는지 납득 할 수 없다.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다(Delayed Justice is justice denied)’라는 말이 있다. 검찰이 이와 같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이번 6번째 리콜을 계기로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해 주기를 촉구한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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