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메타버스로 재난 대응, 화재나 급류 탈출, 유독가스나 유해물질 대피를 체험해보자.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 크래시에 언급하면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이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가리킨다. 그러다 2003년 린든 랩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세컨드 라이프'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메타버스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에는 가상현실 기반이란 내용이 적용되는데 가상현실은 1938년 등장해 195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고 그 역사만 100년에 가깝다. 가상현실은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
가상현실과 현실세계에 가상정보를 더해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을 혼합한 기술은 혼합현실이라고 한다. VR과 AR, MR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현실을 구현해 사람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AR은 실제 현실에 가상의 정보를 더해 보여주는 방식이고, VR은 모두 허구의 상황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MR은 AR과 VR을 혼합해 현실 배경에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혼합시켜 제공하는데,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비영리 기술연구단체인 ASF는 메타버스를 '증강과 시뮬레이션',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라는 두 축을 가지고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였다.
증강현실은 현실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한 가상의 겹쳐 보이는 물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사람들에게서 가상세계에 거부감을 줄이고, 몰입감을 높이는 특징을 지닌다. 사용자가 단말기 카메라로 현재는 유적만 남은 흔적을 촬영하면 디지털로 구축된 과거의 건물이 사용자 단말기에 중첩해 보이는 장면이 증강현실 일례이다.
일상 기록(Life logging)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으로 캡처하고 그 내용을 서버에 저장하여 이를 정리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가 가능하다. 센서가 부착된 스포츠웨어를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MP3 플레이어와 연동하여 사용해서 달린 거리, 소비 칼로리, 선곡 음악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등의 행위가 일상기록 예시이다.
거울세계(Mirror Worlds)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 어스를 들 수 있다. 구글 어스는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조리 수집하여 일정 주기로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계속될수록 현실이 반영된 거울세계는 점점 현실세계에 근접해갈 것이며, 이는 향후 가상현실의 커다란 몰입적 요소가 된다. 이 같은 거울세계 사용자는 가상세계를 열람함으로써 현실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가상세계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것이다.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현실세계의 경제적, 사회적인 활동과 유사한 활동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가상세계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메타버스로서, 리니지와 같은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부터 린든 랩에서 개발된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생활형 가상세계에 이르기까지 3차원 컴퓨터그래픽 환경에서 구현되는 커뮤니티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제는 여러 모델들이 개발되어 비즈니스의 세계로 진입 되고 있다. 미래기업의 경쟁력은 메타버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복합 범용 기술인 가상융합기술(XR) + 데이터기술(D) x 네트워크 기술(N) x 인공지능기술(AI), 즉 XR + D x N x AI 가 전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므로, 가상 융합기술(XR) 서비스는 전산업에 평균 21%이상 활용되고 산업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다.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고, 체험이 불가능하며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 가상융합기술(XR)이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의 제조업과 메타버스 공장, 메타버스에 입점하는 기업과 상점들, 메타버스의 광고혁명, 교육혁신의 동력 메타버스, 메타버스 기반의 축제와 관광, 메타버스 국가와 도시 등 인간과 공간과 시간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재구성하는 시점까지 올 것으로 본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현실적 리스크와 안전문제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메타버스 내의 불법행위와 사법권에 대한 리스크이다.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가상세계에서 도박, 사기, 매춘 등 범죄가 발생하며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현실세계의 법질서를 가상세계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자는 견해가 주류이다. 이러한 견해를 수용한다고 해도 두 가지 문제점이 남는다. 우선 가상세계는 물리적 장소 개념을 적용하지 못하므로,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판관할에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사이버 마약의 사례처럼, 현행법이 규정하지 않아서 법률에 없는 새로운 유해물 혹은 범죄가 발생할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가상화폐의 현금화의 리스크이다.
가상세계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가상화폐의 현금화에 관한 논쟁이 발생한다. 국내의 경우"게임산업진흥법"에 의해 가상화폐 환전은 불법으로 취급되지만, 미국에서는 린든 달러 등의 가상화폐가 미화로 환전 가능한 상태이다. 이는 우선 가상화폐를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얻은 부가가치로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실세계에서 옷과 같은 물건을 팔아 번 돈과 장물을 팔아서 번 돈은 구분된다. 합법적 자금과 불법적 자금으로 구분하여 불법 자금은 환수하거나 이를 근거로 체포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상세계 가입자가 아바타 의상을 디자인하여 판매해 얻은 가상화폐와 사행성 게임을 통해 발생된 가상화폐를 동일한 가치로 여긴다. 가상세계에서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므로 문제가 발생한다.
세 번째로는 가상세계 중독 리스크를 들 수 있다.
가상세계에 지나친 몰입으로 현실 일상은 황폐해지고, 정체성 장애가 발생 가능한 점이 문제다. 특히 현실과 사회경제적 활동 양상이 닮은 메타버스에서는 기존 온라인 게임과 달리 일상생활로 인식하며 중독성 심화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로는 메타버스에 집중하는 관계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리스크이다.
누구나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현실 게임인 포켓몬고를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소는 포켓몬고가 출시된 2016년7월 이후 교통사고가 26.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고원인으로는 운전자의 산만한 운전이 거론되었으며 연구진은 포켓몬고 출시 후 148일간의 사회 경제적 피해 비용이 20~73억 달러 (약 2~7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밀워키 주정부는 2017년 증강현실 게임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판단하여 게임개발 기업에 사회적 비용을 부담시키는 조례를 제정하게 되었다. 또한 켈리포니아 주에서는 운전 중 구글글래스를 착용해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다섯 번째는 메타버스의 성적 진화, 플랫폼의 지배력, NFT 저작권 등의 리스크다.
메타버스에서 진화하는 성인물, 메타버스와 딥페이크, 메타버스와 프라이버시 이슈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종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배력, 메타버스와 NFT 저작권 이슈를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가상현실은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구현된 시뮬레이션과는 구분된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상현실 시스템의 예로는 비행훈련 시뮬레이션과 사용자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게임이 있다. AR/VR 시장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수년 내에 1200억 달러 시장을 훨씬 넘어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주로 게임의 성격을 띠고 있는 가상현실, 메타버스는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최첨단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하여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시공을 초월하는 3차원 세계를 생각해 볼 수 있고, 세컨드 라이프로 나와 나의 아바타에 의한 이중생활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적용하면 메타버스내의 재난체험과 재난대응 훈련을 할 수 있다.
우리가 해보기 힘든, 해볼 수 없는 것들 중에는 실제적인 화산 폭발에 대한 체험이나 급류에 빠져 탈출하는 상황, 화재현장에서의 탈출 등은 물론 유해화학물질로부터의 대피는 물론 연구실 등에서 유독가스누출, 유독물질 약병의 추락과 파손 등의 위험한 상황들을 전개해 두고 이를 체험해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하기관 재난위험성 관리방안 연구과제로 산하기관 재난위험성관리 표준지침(안)과 가상현실(VR) 체험장 표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연구실 안전을 위한 연구실에서의 안전사고 체험장을 마련하자는 목적이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메타버스의 안전은 물론 메타버스에서의 재난을 염두에 둔 연구도 필요한 반면, 이를 활용하여 언텍트 시대에 맞는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및 연속성에 관한 재난관리와 징후의 발견과 인식, 준비와 예방, 봉쇄와 피해방지, 평상시로의 복귀, 교훈을 얻는 학습의 단계인 위기관리가 좀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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