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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루스 정 율로기안재단 부대표, 한국에 중동의 오일 머니와 중국자금 끌어 들인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2021-07-19 08:45 KRD7
#율로기안재단

(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들 거래소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은행의 실명계좌 취득,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등 거래소 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신고를 마쳐야 한다. 신고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울리는 이른 바 ‘김치코인’이 퇴출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금융 규제로 뛰어난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이 움츠려 들거나 소멸될 것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 이스라엘에 본부를 둔 율로기안 재단의 부대표를 맡고 있는 브루스 정이다. 브루스 정은 중동 지역의 금융투자 전문가다.

NSP통신-브루스 정 부대표 (율로기안재단 제공)
브루스 정 부대표 (율로기안재단 제공)

고등학생 시절 호주로 건너가 법과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미국 뉴욕 컨설팅 회사에서 M&A(인수합병) 업무를 시작으로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 흐름을 익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등 해외자본을 국내에 유치하고 한국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는 큰 손이 됐다.

-국내에 직접 투자를 주선하겠다는 계기는.
작년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검토가 시발점이었다. 약 7조 원의 투자를 예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지만 특별법이 발효되면서 무산됐다. 그 후 정부가 보증하는 SOC(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도 불발됐다. 그래서 중동시장이 선호하는 신 기술을 찾아내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투자의 연장선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 중 하나로 국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플랫폼 제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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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투자를 유치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국내 AI 기반의 크립토 IDC센터 건립에 약 8000억을 투자하고 있다. 이 IDC센터는 중동, 중국과 한국 시장의 블록체인 기술을 한층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다. 해외에서 금융시장은 핀테크 기술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은행들이 크게 기능을 상실하거나 없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들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관치금융으로 불릴 만큼 금융 플랫폼 혁신에 더디다. 따라서 금융시장에 코인만으로 국가 간의 결제가 가능한 크립토 뱅크를 우수한 한국 기술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미국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JPM 코인 프로젝트나 페이스북의 칼리브라(CalibraNovi) 프로젝트 같은 금융 플랫폼이 그 선례다. 규제가 많은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유인할 수 있는 대안책으로 검토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의 투자를 일부 유치하여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지역에 스마트 메디컬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더 이상 석유산업에 의존하기 보다는 태양광 산업에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본래의 석유 자원만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복합적인 산업 아이템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두고있다.

-투자를 위한 자금 유치는 어디서 마련하는지.
주로 부유한 국가들의 화교 투자금으로 투자처를 찾는다. 실크로드펀드 및 화교투자 단체와 협력하면서 한국과 중국, 중동 국가들 간의 투자 교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한중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직을 맡으면서 한국기업들에 대한 중국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볼 생각이다. 오는 10월부터 진행될 한중 간 면세점 물품 교류 활성화 사업을 맡은 만큼 한국과 중국 간의 지속적인 투자처 확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다. 투자 교류가 늘어나면서 한국에 해외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중동 국가들은 주로 어느 시장에 관심이 많은지.
배터리 산업 수요가 가장 높다. 전세계적으로 바람이 불고 있는 친환경 정책 기조에 따라 전기자동차 산업이 주를 이루면서 배터리 시장이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중동시장 공략에는 맞춤형 기술이 중요하다. 미래 산업 가치가 높은 기술과 친환경 요소가 고루 섞인 시장이 투자 가치가 높다.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산업에도 관심이 높다. 약 10년 후에는 전체 산업의 80% 이상이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작년 기준 태양광 산업에 투자된 금액이 석탄 등 기존 자원 투자액을 넘어섰다. 그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태양광 관련 산업들도 호조세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크립토 뱅크 분야에도 투자가 활발하다. 블록체인 금융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규제가 많은 국내 금융시장 입장에서도 변화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투자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기업 평가 요소는.
ESG경영(환경, 책임, 지배구조)이다. 기술자원 투자에 친환경 요소가 중요시되는 것처럼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윤리적 요소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한다. ESG경영 요소를 반영하지 않으면 기업투자 결정과정에서 제외된다. 여성 활동에 제약이 많은 중동 국가에서도 ESG 경영요소에 따라 여성의 사회지배 구조가 확대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선보이고 있는 친환경 재생도시도 ESG 가치 실현의 일환이다.

-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아랍 국가의 국제 경제협력을 목표로 한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에 대한 시장공략을 중심으로 신기술에 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해 갈 예정이다. 국내에 AI 크립토 IDC센터가 착수되면서 중동 기업들의 국내 기술력에 대한 투자 제안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기술진들과 체계화된 투자 플랫폼을 만들면서 성장시켜 나갔으면 한다. GCC시장이 투자 자금이나 신기술 도입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어 기술력 높은 AI크립토 IDC센터가 한국 중소기업들의 중동 시장 진출 기회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타히티 섬 같은 소규모 블록체인 금융 중심의 국가에도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래형 산업은 우리의 상상을 충분히 현실화 시키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뛰어난 기술 인력들을 잘 갖추어 중동 시장에 도전했으면 한다. 인공지능이 일상에 자리 잡고 있듯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크립토 뱅크도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떠오른다는 점을 주시했으면 좋겠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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