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IP통신] [강은태 기자] = 대한지적공사(사장 김영호)가 지난해 말 23억원을 들여 3700명의 전 직원에게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지급했지만 실제 측량에는 2%만이 이용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경남 사천)은 5일 대한지적공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한지적공사가 아이패드를 측량장비 명목으로 23억 원 어치를 구입해서 전 직원에게 지급했으나, 측량현장에서는 겨우 2%만 사용할 뿐 무용지물이 됐다”고 밝혔다.
대한지적공사는 김영호 사장이 새로 부임한지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주)케이티에서 아이패드 3700대를 23억2천만원에 구입했다.
지적공사는 이를 모두 회사 소유의 ‘측량장비’로 구입했으며, 구입 목적으로 ‘현장에서 측량에 필요한 데이터 송수신,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전자결제시스템 구축’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와이파이(Wifi)가 가능한 지역에서만 아이패드가 작동해 산림지역 등 측량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
실제로 지적공사가 지난 8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1일 1시간 이하 사용자가 81%이고 10분 이하도 19%나 됐다.
또한, 사무실(38%)보다는 집(47%)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고, 원래 목적인 측량현장에서는 불과 2% 사용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기갑 의원은 “대한지적공사의 아이패드 지급은 공기업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법을 교묘하게 변형한 행태로 파악된다. 거액을 들여 구입하였지만 시스템 구축도 안 돼 현재로선 업무 활용도 못하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아이패드 구입비 23억2000만원과 통신료 3억6000만원 등 총 26억8000만원의 예산만 낭비 한 꼴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지적공사 내부게시판에는, “직원들의 복지, 임금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노트북을 준다고 하다가 1년이 다 되어서 지급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패드가 이제는 업무활용을 위해 억지춘양이구나”, “현재 아이패드는 우리아이 장난감으로 전락했습니다”라는 등 공사가 업무관련성도 없는 아이패드를 직원들에게 지급해주고 생색을 낸다는 비판 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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