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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을 표현하는 골목길 코믹호러 ‘이웃집 쌀통’[경기=DI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아줌마들의 속물근성을 드러나게 하는 연극 <이웃집 쌀통>이 이다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2010년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단막극제에 공연 되었던 김란이 작품이다. 2011년 서울 연극협회 출품하면서 선욱현 연출의 장극으로 개편하여 재 공연되고 있다.
조용한 골목길에 시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매일 남의 집앞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범인을 잡기로 마음먹은 미나네. 그녀는 쓰레기를 일일 뒤지며 찢어진 주소까지 맞춘다.
허름한 동네의 골목길. 미나네가 쓰레기 범인을 찾는 것보다 구청에서 열리는 퀴즈대회가 더 관심이 많은 아줌마들. 퀴즈대회에 나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망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나네 집앞에 빨간 통이 버려지면서 평범하게 살던 아줌마들의 마음에 탐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빨간통에 들어 있는 것은 쌀. 누가 버렸는지 모르기에 아무도 자신의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쌀의 주인이 없는 만큼 떡을 만들어 나눠 먹기로 한다. 쌀을 햇볕에 말리려 쏟는 순간 그곳에서 나타나는 토막난 사체와 커다란 뭉치하나.
그녀들은 사체를 보면서 이웃집을 의심하게 된다.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들이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두려움에 떠는 영실네가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지만 아무도 선뜻 신고하려 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신고하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동진네. 사라져버릴 뭉치.
그녀들은 모두 한통속이 되기로 한다. 정직하게 살고 싶었던 영실네. 그녀의 현실도 어쩔 수 없이 함께하지만 뒤처리는 더 깔끔하게 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수다스러운 아줌마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한다. 실제인지 연극인지 모를정도로 실생활과 밀접한 수다는 연극에 더 몰입하게 된다.
궁핍한 삶에 느닷없이 떨어진 돈 뭉치. 속물이라 말해도 좋다.아무도 보지 않은 네명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한다. 그녀들의 비밀이 우리가 간직하는 비밀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웃집 쌀통>은 관객들에게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한다. 만약 당신에게 아무도 보지 않은 뭉치돈이 떨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공연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에서 5월 15일까지 진행된다. 가격은 전석 2만5000원이다.
ygr632@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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