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 김지운감독의 놈,놈,놈(2008) 이후 2년만에 배우 정우성이 돌아왔다.
그의 사극출연은 김성수감독의 무사(2001) 이후 처음인데 이번엔 국내영화가 아니고 범아시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홍콩영화계의 거장 오우삼 감독과 작업한 무협영화 검우강호를 들고 돌아왔다.
정우성의 중국영화출연은 이번이 세번째인데 90년대에 서극감독의 작품인 상해탄에서 유덕화, 장국영과 공연했었지만 워낙 짧았던 출연시간에 존재감이 미미했고 작년에 발표했었던 멜로영화 호우시절은 그의 스타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었다.
하지만 적벽 2부작 이후 다시 사극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오우삼 감독은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정우성의 연기에 매료돼 몇번의 요청했고 그에 따라 출연을 결심했다는 정우성의 연기는 무사에서의 파워풀하고 거친모습과는 다르게 복수에 불타지만 노련한 자객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했다.
항상 원톱이었던 그의 이전작품과는 다르게 노련한 배우 양자경의 연기가 부담을 덜어줬는지 한층 부드럽고 만족스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명나라 시대, 800년전 사라진 달마의 유해를 차지하기 위해 전국의 검객들이 모여드는데 이 과정에서 황실의 명으로 달마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던 지앙가족은 자객단에게 몰살을 당하고 지앙은 얼굴을 바꾼채 숨어살면서 복수를 꿈꾸게 된다.
영화 검우강호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작품이 온전히 오우삼감독의 작품인가를 가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왜냐 하면 그의 참여 여부에 따라서 작품을 보는 시각과 분석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비록 오우삼이 공동감독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그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공동연출인 수 차오핑의 그림자가 더 짙은 영화로 보인다.
물론 오우삼 감독이 제작자로서 전체적인 콘트롤을 했겠지만 비둘기가 등장한다던가 남자들이 우정에 목숨을 거는 등의 그 특유의 인장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볼때 젊은감독인 수 차오핑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오우삼이 존경해 마지않는 장철의 영화에 많은 부분을 빛지고 있는 이 영화는 무협영화 거장의 그늘위에 현대적인 해석과 설정을 과감히 도입하고 있다.
가령 안면인식을 해 서로를 속이고 여성주인공이 수많은 남성주인공들을 물리치고 극을 이끄는 부분은 새롭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드라마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국내팬들의 주목의 대상이 되는 정우성은 작년에 인상적인 작품이었던 호우시절에 이어 이전에 합작영화에서 우리배우들이 들러리에 머물었던 것에 비해 단독주연은 아니지만 꽤 비중이 높은 역을 소화하며 특유의 눈빛연기를 장점으로 스스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무림비급인 달마의 시신을 차지하기 위한 고수들의 치혈한 검투와 배신과 사랑을 그린 검우강호는 10월14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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