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대한민국 남성 정장의 역사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소공동과 명동이다.
한때 맞춤형 양복점 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번화했던 이 곳은 현재 소공동을 위주로 명맥을 잇고 있는 몇몇 이름난 수제 양복점만이 전통을 지켜갈 뿐이다.
맞춤정장은 불과 몇해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성양복과 캐주얼정장에 밀려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면서 소공동의 맞춤형 정장숍들이 다시 명성을 찾고 있다.
대한민국 양복 1번가라해도 손색이 없을 소공동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덕수궁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일제 식민 통치 이후 궁에 거주하던 수 많은 궁인들이 출궁하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서구식 옷 가게와 음식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상점위주의 마을이 된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맞춤정장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양복 명장이 탄생하고 명품이 만들어졌다. 나아가 지금은 한국을 넘어 양복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도 어깨를 견줄정도로 디자인과 기술, 퀄리티면에서 손색이 없다. 맞춤정장이 새로운 한류로 떠오른 이유다.
여기까지 오는데는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의 정장을 만들어내겠다’는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옷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소공동의 명장들과 전국 각지의 열정넘치는 명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거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배우들이 착용했던 정장은 유명 브랜드의 기성양복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더욱 배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핏이 제대로 된 맞춤정장도 의상디렉터에 의해 협찬이 이뤄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K팝, K패션 등의 한류는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 의식주 문화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키워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면적기준) 그러나 결코 작을 수 없는 나라(문화기준)’ 대한민국으로 세계인의 시각, 청각, 미각을 향하도록 만들고 있다.
수 십년 간 한 눈팔지 않고 오로지 수제양복에만 매달려 온 고집스런 대한민국 맞춤양복 명장들이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3대 수트 브랜드 ‘키톤, 브리오니, 체사레 아톨리니’ 같은 브랜드에 도전할 날을 고대해 본다.
(글 : 장준영 의상디렉터 / 봄바니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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