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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무엇이 문제인가…①

눈가리고 아웅식의 콘텐츠 3대 청사진

NSP통신, 박정섭 기자, 2016-02-23 12:00 KRD7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케이블TV #이동통신

(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추진에 대한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업계는 물론이고 학계, 정계, 언론게, 심지어 노동계까지 반발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1위 이동통신사업자(SK텔레콤)와 케이블TV 1위사업자(CJ헬로비전)간의 인수합병이란점에서 각계 각층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인수주체인 SK텔레콤의 정당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발의 강도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NSP통신)는 SK텔레콤의 당위성과 이에 대한 반발의 요점이 무엇이고 쟁점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심층분석한다. 그 첫 순서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무엇이 문제인가...눈가리고 아웅식의 콘텐츠 3대 청사진'을 내보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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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T)이 CJ헬로비전에 대한 인수합병 불허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난 17일 부랴부랴 미디어 산업 발전 위한 3대 추진계획을 내용으로 한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 합병 청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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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사진엔 플랫폼 확대와 콘텐츠 다양성 강화, 뉴미디어 플랫폼 연계 및 신기술 생태계 구축, 고품질 영상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3대 추진 계획’이 담겨있다.

SK브로드밴드 이인찬 대표(SK텔레콤 미디어부문장 겸임)는 이 같은 추진 계획과 함께 "합병으로 성장 엔진을 확보하고, 미디어/통신 융합기술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미디어 산업 변화 속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합병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강조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밝힌 내용은 국내 사업자들 모두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합병과는 무관하며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게 미디어업계의 평가다. 즉, 꼭 합병을 왜 해야만 하는지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모든 사업자들이 추진했던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SK브로드밴드가 마치 합병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것처럼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우선, 케이블방송 디지털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의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 지난 2015년 1월 양휘부 당시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합산규제 논란 당시 신년사를 통해 "2017년까지 전국 케이블 디지털화를 100% 달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1년이 더 지난 현재 시점에서 SK브로드밴드가 구체적인 투자액도 제시하지 않고 "현재 50%인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을 향후 5년 내 90% 이상을 끌어 올리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사실상 투자의지의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뉴미디어 사업자라면 합병과 관계없이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데 생색내듯이 투자를 언급한 부분이다.

콘텐츠 투자는 대부분이 합병과는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며, 여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도 콘텐츠 육성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자라면 당연히 추진하는 사안들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외에 SK브로드밴드가 밝힌 플랫폼 확대에 따른 콘텐츠의 다양성 강화, 콘텐츠 펀드 조성, 뉴미디어 플랫폼 연계 신기술 기반 생태계 구축 등 역시 대부분 합병과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다. 여타 미디어 사업자들 역시 콘텐츠 육성과 투자에 주력하고 있으며, 미디어 기업이라면 타 사업자와의 인수합병과 상관없이 당연히 추진할수 있는 사안이라는게 미디어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오히려 인수합병이 추진될경우 콘텐츠산업이 황폐화될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결합판매 과정에서 방송상품을 ‘초저가미끼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통신사업자의 방송플랫폼 과점이 심화될수록 '콘텐츠제값받기’가 힘들어질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규제기관에 합병 정당성을 설득할 근거로는 부족하다. 해외 및 국내 당국은 공통적으로 합병시 발표하는 투자나 시너지 효과가 구체적으로 합병으로 기인되는 효과일때 만 인정하고 있으며, 합병이 아니어도 추진될 수 있는 내용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국내 경쟁당국은 공통적으로 합병 주도 사업자가 밝히는 합병에 따른 투자나 시너지 효과가 ‘반드시 인수합병에 따른 수반 효과일 때’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비춰 볼 때, 인수합병이 아니어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정당화할 근거로 보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주장하는 ’3대 추진계획’은 눈가리로 아웅하는 합병을 위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NSP통신/NSP TV 박정섭 기자, des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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