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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최재환 “무작정 상경, 후회한 적 있지만 배우가 천직이라는 생각 변함없어”…②

NSP통신, 류수운 기자, 2009-04-20 11:13 KRD6
#최재환 #국가대표 #카인과 아벨 #마재복 #서진호
NSP통신-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DIP통신) 류수운 기자 =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될 최재환은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진솔한 이야기들로 자신의 힘든 배우의 길을 이야기했다.

◇ “내 연기 우상은 임창정 선배…그래서일까 연기를 보면 임창정의 모습이 살짝 닮아있다”

연기자의 꿈을 임권택 감독과의 우연찮은 만남속에서 갖게 됐다는 그는 롤 모델을 배우 겸 가수 임창정이라 거침없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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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선배의 ‘소주한잔’ 뮤직비디오에 단역으로 출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촬영장에서 만난 임선배는 코믹함은 없고 강렬한 포스로 저를 압도했어요. 그 순간 시간이 멈춰선 듯 주위의 어느 작은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멋있다는 생각으로 임선배의 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지요. 그날 이 후 임선배는 제가 가장 닮고 싶은 배우로 마음속에 담게됐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임선배와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습니다. 작품이 아니더라도 술 한잔 얻어마시면서 인생상담을 받고 싶어요.”

어쩌면 임창정의 연기와 최재환의 연기가 왠지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지 싶다.

NSP통신-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전라북도 고창의 한 시골마을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2남2녀중 막내둥이로 태어난 최재환은 가족들로부터 ‘최고의 국민배우’로 대접받는다.

그런 그에게도 처음 연기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그저 대학에 진학해 졸업하고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는 아들이길 원했기 때문.

그는 이러한 부모님의 마음을 뒤로한 채 30만원을 들고 무작정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다.

노량진에 잠만잘 수 있는 월세방을 구해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낮에는 닭갈비집에서, 밤에는 호프집에서 고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굶는 일도 다반사였던 그는 오로지 연기만을 생각했다. 그래서 늘 학원에 남들보다 2시간 일찍 나가 홀로 연습에 매진하며, 자신의 꿈을 향한 담금질을 계속해 나갔다.

그래서 처음 따낸 배역이 지난 2002년 인기리에 방송되던 청춘시트콤 <논스톱 3>의 대사도 없는 보조출연이었다.

최재환은 “내가 TV에 나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이제 연기자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몇편의 영화에 보조출연을 하게 된 최재환에게 제대로 연기자로의 모습을 선보일 기회가 주어졌다. 2004년 개봉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대사가 있는 단역 ‘여드름’ 역이었다.

“연기 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대사를 받게됐습니다. 한 마디의 대사를 위해 수 백번 연습을 했습니다. 이번 영화 <국가대표>의 주연급 연기를 맡게된 때와 같이 정말 기뻐 소리라도 목청껏 질러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그 때의 기분을 전했다.

NSP통신-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 “배고픔과 고뇌로 이룬 연기...최재환만의 연기가 ‘꿈’”

그의 연기는 배고픔의 연기다. 그의 연기는 또 짧지만 긴 고뇌의 시간에서 생생히 다져진 실제의 모습이다.

“단역 출연시 사실 식사할 돈이 없어 편의점에서 2개를 한 세트로 판매되던 삼각김밥을 사 들고 촬영장을 다녔습니다.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를 먹으면서도 그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배고픔을 몰랐죠. 열심히 하다보면 배역의 비중도 대사분량도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언제나 연기만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자신을 채찍질했죠. ‘아직 연기가 부족하기 때문이야. 더 노력해’라고요.”

한번은 연기자로의 길에서 잠시 후회한 적도 있다는 최재환은 “한 사극에서 이방역을 맡게됐습니다. 보통 우리가 평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방의 모습은 ‘사또오~’하며 간사스럽고 촐랑되는 이미지라 그 모습을 떠올려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뭐야, 연기를 그렇게 밖에 못해. 바꿔’라고 질책을 쏟아내더군요. 그래서 다시 연기를 해 보였습니다 이번엔 ‘사또’하고 근엄한 대감의 톤으로 힘있고 간결하게 대사를 하고 나니 OK사인이 났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자질이 없는게 아닌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습니다. 내 연기에 화가나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어요”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 연기를 조금 알게 됐다는 최재환은 연기자로서 작은 소망이 있다고 말한다.

“유명한 배우보단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가식적인 연기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맡은 배역의 인물을 완전히 빼닮은 연기를, 최재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말이죠.”

NSP통신-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배우 최재환<사진=DIP통신>

최재환은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캐릭터 명이 아닌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게 될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내년 군입대는 그를 어쩌면 최재환이 아닌 또 다시 캐릭터 ‘마재복’으로 팬들의 뇌리에 기억되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최재환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배우는 이름으로 하는게 아니잖아요. 배역 명으로라도 기억만 될 수 있다면 배우로서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까요”라고 반문하며, “군 생활동안 더욱 틈나는 대로 연기연습을 해 보다 성숙한 연기자로 팬들앞에 나서겠습니다”고 당당함을 보였다.

황우슬혜, 홍수현 같은 키크고 섹시하면서도 도시적인 여성을 이상형이라 말하며 수줍게 웃어보이는 최재환은 배우라기 보다 오래 알고지낸 동생같은 모습이다.

앞으로 보여줄 그의 개성있는 연기가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지 모른다.

◈ 최재환의 출연작
△미안합니다(불량학생) △말죽거리 잔혹사(여드름) △나두야간다(동네양아치) △발레교습소(검도소년) △레드아이(휴가나온 이등병) △간큰가족(터미널 불량학생) △연애의목적(구석지학생) △여교수의 은밀한매력(용이친구) △사랑을 놓치다(조정선수 철주) △비열한거리(조직막내 명구) △각설탕(기수대 동기생) △화려한 휴가(바보 병조) △내생에 최악의 남자 (힙합맨 일웅) △기담(의대실습생 재환) △기다리다 미쳐(군인 강춘명) △숙명(환타지아 웨이터 장삼영) △트럭(홍천주유소 주유소직원) △아이엠 샘(설레발 한상태) △드라마 식객 (막내 석동) △비스티 보이즈(웨이터) △아기와 나 (춘성) △국가대표 (재복) △카인과아벨(서진호) 등

DIP통신, swryu64@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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