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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명태가 익어가는 강원도 ‘황태덕장’

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2015-02-26 09:43 KRD3
#대관령 황태덕장 #황태이야기 #강원도
NSP통신-<지르메 마을 황태덕장>
<지르메 마을 황태덕장>

(강원=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어릴 적 어머니는 묵은 김치에 동태를 넣어 찌개를 많이 끓여 줬다.

묵은 김치에 동태만 넣었는데도 시원한 국물 맛이 났다. 가난한 대학생 때는 노가리가 좋은 안주로 인기가 많았었다. 결혼을 하니 시댁인 경상도에서는 코다리 찜을 해 먹었다.

그 후로 이 모든 음식들을 골고루 만들어 먹으면서 어느 때부터 인가 황태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태국을 끓여 먹기 시작했다. 콩나물과 무를 넣고 황태를 쭉쭉 찢어 넣으면 시원한 국이 되니 숙취에도 좋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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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는 상태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한다. 싱싱한 생물이면 생태, 새끼 때는 노가리, 얼리면 동태, 바닷가에서 말리면 북어, 반쯤 말리면 코다리, 산에서 4개월간 말리면 황태가 된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명태가 황태로 만들어지는 곳인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강원도 대관령 횡계 황태덕장을 찾았다. 오래 전 명태의 활복 장소였던 송천강가를 걸어 가는 동안 찬바람은 옷 속으로 스며든다. 통나무에 줄줄이 엮어 있는 명태를 보니 문득 ‘명태’ 노래가 생각난다.

“어느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려 원산반도나 구경해보고~”굵직한 목소리로 부르는 오현명님의 노래다. 명태는 조선시대 단정동 명천 지방의 태씨가 처음 잡았다 하여 명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횡계마을의 황태덕장은 한국전쟁이 끝난 이듬해 1954년, 원산 등에서 황태덕장을 하던 함경도 아바이들의 호구지책으로 덕장을 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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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는 80%는 하늘이 만들어 준다’고 한다. 밤이면 영하 20도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 꽁꽁 얼었다 낮에는 따뜻해서 녹았다 반복하기를 서너 달. 오랜 시간 하늘의 날씨에 맡겨야 하는 황태는 오늘도 하늘을 향해 좋은 날씨를 달라고 소원을 비는 듯 하다.

날이 너무 추워 하얗게 말라 버린 백태나 날이 너무 따뜻해 검은색을 띤 흑태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지는 않을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속살이 노랗게 익어가고 싶은 명태들의 간절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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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겨울 바람은 매섭다. 한번의 바람은 매달아 놓은 명태들의 몸을 한바탕 쓰다듬고 지나친다. 바짝 긴장하여 얼어버린 명태들의 살결은 따뜻한 햇볕이 살짝 어루만져 긴장을 풀어준다.

명태들의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강원도의 찬바람이 이리 고마울 수가 있을까. 통나무에 매달린 명태들은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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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를 말리는 통나무를 한 칸에 10개씩 걸어 아래위 2층으로 만든다. 이곳 지르메 마을 이장님께 몇 마리 정도가 되느냐고 물으니 보통 2000에서 3000마리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몇 마리가 들어갔나 세어보고 싶은 짓궂은 마음이 든다. 적설량이 많고 바람이 세게 부는 횡계의 황태덕장에서 이제 4월 말이면 출하하게 된다. 노랗게 익어가는 황태는 오늘도 하늘의 향해 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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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는 33번의 손이 가야 만들어 진다는 말이 있다. 단백질이 몇 퍼센트인지, 칼슘의 함량이 얼마인지 굳이 박사 논문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황태가 만들어지는 정성 어린 손길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음식이다.

황태가 완성되면 이는 황태찜, 황태국, 황태차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황태차는 물 2리터에 무와 양파를 넣어 푹 끓여주면 된다.

황태차는 수시로 마셔주면 좋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끓일 때 허브를 넣어 허브향이 나도록 끓여주면 좋다. 요즘은 싼 중국산이 많이 들어와 국내산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다.

좋은 황태는 색이 노랗게 변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요즘은 중국산중에서 노랗게 물을 들이는 것이 있다고 하니 잘 구별해야 한다. 황태이야기 직판장에서는 이곳에서 생산 되는 황태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대관령 횡계 황태덕장 주위에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과 스키박물관, 전망대, 하늘목장, 삼양목장, 대관령목장 등 가 볼만한 곳이 있다.

황태덕장을 다녀와서 궁금한 것이 많아 대관령 황태이야기 담당자 김술래님에게 전화해 질문을 했더니 황태에 대한 자료들을 보내 주었다.

ygr632@nspna.com, 염공료 프리랜서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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