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전경련 총회에서는 회장 직무대행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직무대행께서 윤석열 캠프 출신 정치인이었던 만큼 회장권한대행을 하는 것이 정경유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의 배경이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당연히 그런 의문을 가지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경련에서 저에게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제 나름의 소신과 철학을 보고 부탁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따라서 질문의 취지는 이해합니다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자유시장경제의 기조를 단단히 하겠다는 것이고 기존 유착을 끊거나 관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전경련 발전안을 보면 경제인 명예의 전당이나 이런 것들이 뉴웨이 구상에 포함돼 있는데, 사실 이런 것 보다는 4대 그룹 재가입이 중요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나 계획 등을 말씀해주시면 감사겠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일을 지금 당장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이야기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전경련의 위상과 앞으로의 역할이나 활동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입니다.
앞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이면 전경련과 함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 이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런 일을 앞으로 해 나가면서 그 다음에 (가입을) 권유도 해야 할 것입니다. 4대 그룹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국민들이 좋은 인식을 가지게끔 하고 또 그다음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호흡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한경연 원장 자리가 공석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실 제가 직을 제안 받고 확정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장이 공석 이라는 것도 며칠 전에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 특히 상근부회장문제는 오늘 총회에서 회장단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그 과정에서 회장단과 회원사의 의견을 듣고 협의 후에 결정할 것입니다.
-미국 IRA 관련해 일본 경단련과 달리 전경련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앞으로 IRA외에도 탄소국경세 등 보호무역주의 문제가 남아있는데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지 계획이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이 직을 제안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깊은 고민을 다 하진 못했습니다. 오늘 오후 이후, 제가 업무보고도 받고 각 부서를 돌아보면서 상황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어찌 보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가인 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상호 협조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여러 경제단체들과도 소통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부분은 일본과 우리는 비슷한 것 같지만 또 다른 요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라도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잘 살펴가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경제단체들은 최근 이슈인 공급망이나 노동개혁 등에 있어 비교적 각 위치에서 정부와 민관합동으로 이슈를 선도한다는 평가가 있는데, 전경련은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위원장님께서 오시면 민관 공조가 살아날 수 있는 기대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에 경제단체가 여러 개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서 경총이라든가 여러 단체가 있는데 각자 주된 역할이 있는 만큼 잘 해 나가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전경련 역시도 나름대로 오늘 우리가 이야기한 전경련을 새롭게 바로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문제에 중심적인 일을 하면서 이제 정부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앞서도 정경유착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정말 권력을 중심으로 해서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유착입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고 어떤 정책과 관련해서 서로 지원할 것을 지원하는 것은 유착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봐야 하겠죠.
또 하나,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가 자유라는 개념과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한다고 하면, 전경련도 자유시장경제를 중요시하는 입장에서 가치를 공유하고 협조, 협력하는 관계가 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굳이 인간관계 등을 내세우지 않아도 잘 협력할 수 있는 관계, 정책과 가치에 대해 서로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꾸준히 제기되는 경총과의 통합설에 대해서 회장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통합을 주장하시는 분은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경총은 노사관계를 비롯해서 아주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전경련은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 문제가 특히 노사관계 같은 경우는 좀 더 집중할 이유가 있는 그러한 문제고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일단은 서로 바뀐 고유한 설립배경이나 취지에 따라서 각자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옳은 일이 아닌가 합니다.
-글로벌 도약 방안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운영하겠다고 하셨는데, 여기에는 회원사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경연 개편에 대해, 관련하여 예산이나 재원이 충분한지도 궁금합니다.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당연히 회원사 뿐 아니라 기업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관련 전문가, 글로벌 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회원 여부와 관계없이 비회원사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사실 4대그룹의 전경련 탈퇴 이후 상당히 축소가 되면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경연을 무한대로 키워서 크게 만든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아주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조직을 키우지 않으면서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깥에 있는 학술적, 정책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서 나름대로의 정책이나 정부, 시민사회에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외부에 있는 인적자원과 때에 따라서는 물적자원, 네트워크 자원들을 활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기초 철학을 확립하겠다고 말씀하시며, 일전에 임기를 6개월 정도로 언급을 하셨는데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좀 짧은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경련이 쇄신하겠다고 한 것이 이미 몇 년 되었지만, 아직 국민들 눈높이에는 크게 쇄신되었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6개월 안에 이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 아니면 임기가 더 길어질 수도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바라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단단히 하는 것은 6개월은 물론 2년, 3년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6개월이라는 기간은 제 스스로 시간을 정해 놓아야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야기를 드린 것입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시작하며, 8개월의 기간 동안 지지율을 한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지지율이 20%가 채 안 되었는데 제가 7개월 15일간 비대위원장을 하고 난 후, 당 안팎에서 당 대표 출마 권유가 있었지만 그대로 그만둔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제가 제 스스로에게 한 약속인 6개월의 기간에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의 회장단이 전경련을 잘 이끄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물론 그 다음에 자문이나 이런 역할은 언제든지 할 수 있겠죠.
-국민 속으로 소통을 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전경련이 되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국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전경련은 대기업 위주 경제단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실 계획인지 여쭤보겠습니다.
▲먼저 기본적인 이야기 하자면 이제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존립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반 시민의식 수준이나 소비자들의 권리의식이 엄청나게 높아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부나 정치권이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소비자와 시민이 힘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기업은 시민과 함께 호흡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많은 기업이 기부를 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튀르키예 지진의 경우에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앞장서서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시민 속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그런 활동입니다.
이제 우리가 이런 인식을 가지고, 오늘 뉴웨이 선언도 있었습니다만, 우리 기업인들이 젊은 세대와 같이 대화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러면서 기업들이 사회공헌 부분에 지금보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포함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 제가 특히 하고 싶은 일은 왜 우리가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를 해야 되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국민들과 특히 젊은 세대들과 토론하고 논의해 가는 그런 기회를 많이 가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에 발달하고 있는 여러 정보 미디어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국민 속으로 파고들겠습니다.
-일단 전경련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회장이 아니라 회장직무대행으로 오신 이유가 먼저 궁금합니다. 만약에 정권이 교체됐을 경우에 또다시 전경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전경련의 비상시국, 좋지 않은 상황에 들어와서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이것이 정상화되고 하루라도 빨리 제가 들어가고, 기업인들이 나오셔서 직접 운영해 나가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회장보다는 회장 직무대행으로 있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물론 제게 틀림없이 정치적 경력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부정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제 나름대로 우리 사회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