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양유업, 대리점은 하청업체가 아닌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해야[서울=NSP통신] 황사훈 기자 = 공존경영(共存共榮).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한다는 뜻이다.
최근 벌어진 남양유업 사태는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를 상징하는 ‘갑을 문화’로 공존경영을 무시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 30대 영업 사원이 아버지뻘인 50대 대리점주를 상대로 폭언을 퍼부은 행위는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는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관행처럼 여겨졌던 ‘밀어내기’식의 무리한 대기업의 행태다.
그동안 대기업은 갑의 지위를 남용해 대리점과 편의점 등 소규모 점주에 강자의 위용을 과시해왔다.
편의점 시장은 그동안 기념일 판촉 행사마다 가맹본부가 지역별로 해당 점포에 판매 물량을 할당해왔고 남양유업도 대리점에 과도한 물량을 떠넘겨 제품을 강매하고 거부할 경우 다른 대리점에 물량을 몰아줘 결국 약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남양유업은 서둘러 대국민사과에 나섰고 대리점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
하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욕설파문 이후 75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처분했고 공식회견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리점주들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강자와 약자의 관계에서 벗어나 사회 공동체의 DNA를 가진 기업 경영 방식으로 상호 윈윈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미 국내에는 대기업과 협력사 간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착한 기업이 존재해 남양유업이 좋은 본보기로 삼을만 하다.
대우조선해양은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도움을 주고 있고 기술이전과 특허 출원, 인재 육성, 경영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도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의 공장 견학과 구매상담 기회를 주선하는 등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상생하는 경영 환경을 위해 노력 중이다.
남양유업이 해야 할 일은 지금 하나다.
홍 회장이 먼저 나서서 대리점주를 비롯한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에 나서야 한다.
재발방지는 물론이고 고질적인 병폐를 끊을 수 있게 대리점을 일개 하청업체가 아닌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이처럼 불행한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11년 전우익 작가가 쓴 책이 생각난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황사훈 NSP통신 기자, sahoon3729@nspna.com
<저작권자ⓒ 국내유일의 경제중심 종합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