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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헌의 20's Navi

이성애자가 벌이는 반 동성애 소모전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3-10-07 13:48 KRD5
#동성애 #김조광수 #김조광수결혼식 #김조광수김승환 #홍석천
NSP통신-홍준헌 WANNA 편집장.
홍준헌 WANNA 편집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신체적, 생득적 특성을 지위화 하는 것은 비단 중세의 신분제 뿐만이 아니다. 여전히 나와 다른 대상에 대해 거리
낌이나 혐오를 갖고 대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에 대한 혐오증에는 공통점이 있다. 단지 그들을 보는 내 기분이 나쁘다는 것. 게다가 그러한 이들을 배척하는 이유라며 이런저런 수식어를 덧붙인다.

사실 그러한 부연은 “타인에 대한 내 감정적 혐오에 이성적인 이유가 기인했다”고 포장하는 말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포비아(혐오자)들은 동시에 “저들보다 내가 낫다”는 우월감과 자존감을 획득한다.

동성애 혐오증(Homophobia)도 같은 경우다. 동성애가 병도 아닌데 내 아이들이 닮을까 겁이 난다든지, 모두가동성애를 하는 것도 아닌데 결혼 제도와 사회 질서를 해친다든지, 가구 당 출산율이 1.22명으로 세계 꼴지인 마당에 동성애가 종족 번식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막연히 두려워한다. 실제로는 그들과 다른 자신이 ‘일반인’임을 안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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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와 ‘그들’을 나눠 놓기 위해 끌어다 덧대는 이야기들. 차라리 보기 싫다고 말하면 될것을 그러지 못하는 것은 나쁜 짓을 하면서도 나쁜 사람이 되기 싫은 자가당착이다.

지난달 김조광수 감독 - 김승환 대표의 결혼식이 감동을 주지만 사회적 공감대는 만들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우월적·포비아적 심리 때문이다. 한 사람이 단지 동성과 결혼하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사회는 ‘질서’를 논한다. 그 역시도 배우자와의 행복을추구할 권리를 지닌 국민인데 말이다. 동성애라는 취향이 사회 질서를 해칠 만큼 유별나거나 위험한 것인가?

최초의 커밍아웃이 있은 지 13년이 지났다. 홍석천이 방송에 나와도 나라가 들끓지 않는다. 게이의 존재에 대해서만은 “그런 것도 있다”는 인식틀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이슈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2000년 커밍아웃 때만큼 논란이 인다. 김조광수도 결혼 선언 뒤 10년은 참았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문제는 동성애자들이 그들만의 방식대로 산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자신과 유리하려는 다수 대중의 인식틀이다.

동성애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 동성애자인 당신은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국가보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되는 시대라지만 소수 개인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국가는 도태를 자처하는 사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홍준헌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취업신문 대구팀장을 거쳐 월간지 WANNA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20대 청춘의 대표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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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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