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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양천구의회 의원, 쓰레기 분리수거 해법은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13-10-07 06:00 KRD7
#조재현 #양천구 #양천구의회 #쓰레기 분리수거 #김포 매립지
NSP통신-조재현 양천구의회 의원이 행정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재현 양천구의회 의원이 행정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최근 환경부는 9월부터 3개월간 일부지역의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통합 배출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여러 종류의 재활용 쓰레기를 구별하지 않고 한 대 묶어서 배출하는 것으로 현행보다 배출방식을 단순화해 무단투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여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에서 분리수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2년 난지도에서 김포로 매립장소가 변경되고, 동시에 현대적인 소각시설이 건립되면서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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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이 생기면서 타지 않는 쓰레기를 걸러내야 했으며, 또한 김포 매립지의 까다로운 쓰레기 성상(性狀) 검사와 높아진 반입 수수료가 예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분리수거를 더욱 촉진하게 됐다.

이렇게 본격적인 시행 후 20년이 지났지만 최근 환경부의 발표에서 보듯이 아직까지도 정착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것이 바로 이 분리수거 정책이다.

그럼 어떠한 문제가 있기에 아직도 갈팡질팡 하는 것일까?

필자가 살고 있는 서울 양천구의 현황을 통해 유추해보면, 가장 큰 문제점은 재활용품에 지나치게 많은 쓰레기 섞여 있다는 점이다.

양천구는 주민이 배출한 재활용품의 약 60% 이상이 쓰레기 인데 이정도 수준이면 재활용 분리수거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이러한 과도한 쓰레기는 재활용품의 처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무단투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양천구의 경우 1년에 재활용품 수거·운반·선별에만 약 16억 원이 소요되고 서울시 25개구의 사정이 거의 비슷해 1년에 서울에서만 수백억 원의 예산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무단투기 처리 비용까지 더하면 불필요한 낭비 규모는 더욱 커진다.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

그럼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분류할 쓰레기의 종류는 많은데 그 설명은 간략하게 되어 있어 주민들이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와 주거 환경이 비슷한 일본(동경도 나가노구)의 분리수거 설명서를 보면 그 분류 예시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

NSP통신-(좌) 양천구의 분리수거 설명서, (우) 나가노구의 분리수거 설명서 : 양천구의 경우 쓰레기의 분류 배출과 관련한 설명이 매우 단순하게 되어 있는 반면, 나가노구의 경우 약 100여 가지에 이르는 분류 방법이 아주 상세하게 설명 되어 있다. 나가노구의 경우 일본 현지의 한국인들을 위해 한글로 번역된 설명서를 준비해놓고 있다.
(좌) 양천구의 분리수거 설명서, (우) 나가노구의 분리수거 설명서 : 양천구의 경우 쓰레기의 분류 배출과 관련한 설명이 매우 단순하게 되어 있는 반면, 나가노구의 경우 약 100여 가지에 이르는 분류 방법이 아주 상세하게 설명 되어 있다. 나가노구의 경우 일본 현지의 한국인들을 위해 한글로 번역된 설명서를 준비해놓고 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애매모호한 쓰레기에 대해 거의 모든 경우를 감안해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 구역별로 주민으로 구성된 책임자가 있어 자체적으로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더 신경 쓰이고 수고스럽지만 일단 정착이 되면 배출과 동시에 정확한 선별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쓰레기가 섞일 여지가 없다.

애매모호한 설명으로 분류를 대충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다.

일본은 이러한 체계적인 재활용 분리수거를 통해 세금을 절약하고, 거리의 미관을 지키며 또한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마저 위탁업체에게 돌아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그 판매 수익금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방식은 단순히 경제적인 효과 뿐 아니라 자연을 아끼고 환경을 지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심어줘 교육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양천구에서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무단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모아모아 하우스’를 설치하여 시범운영하고 있다.

NSP통신-양천구의 모아모아 하우스: 카메라, 방향장치 등의 최신 장비가 장착되어 있으며 아무 때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무단투기가 심한 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양천구의 모아모아 하우스: 카메라, 방향장치 등의 최신 장비가 장착되어 있으며 아무 때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무단투기가 심한 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는 공동주택의 상설 분리수거함을 단독주택에 도입한 것으로 공동주택의 그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카메라, 방향제와 같은 첨단 장비가 부착되어 있어 한 대에 1천500만 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 비싼 수거함 설치 이후 무단투기가 조금 줄기는 했으나, 정확한 분리 배출은 여전히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쓰레기의 발생과 판매 수익금이 위탁업체로 돌아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환경부의 통합배출 시범사업도 결국은 주민들의 정확한 분리배출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 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천구와 비슷한 길을 걸을 확률이 높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성공의 핵심은

분리수거 문제의 핵심은 재활용품을 담는 도구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재활용품을 쓰레기와 잘 구분해 정확하게 배출할 것이냐? 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료들은 재활용 분리수거가 잘 안 되는 이유로 국민 의식만 탓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위의 예에서 보듯이 헛다리짚는 정책을 반복해 문제를 키워온 책임은 분명 관료들에게 있다.

우리에겐 통·반장 조직,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바르게살기 단체 등 정부의 정책을 협조해 줄 수 있는 많은 민간단체가 있으며, 국민 의식도 높고, 문맹률도 전 세계에서 제일 낮다.

이러한 훌륭한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도 각종 쓰레기 정책들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더 이상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 재활용 정책의 패러다임을 하루라도 빨리 전환해야 하는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것이 공공일자리 창출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구 30만 명의 일본 나가노구의 경우 종이, 캔, 플라스틱, 병과 같이 소위 돈이 되는 재활용품들은 정해진 요일과 장소에서 아주 철저하게 분리하여 배출하게 하는데 이런 장소가 수천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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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때 이 수거함을 펼치고 접는 등의 관리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도 이러한 방식으로 간다면 수거함의 관리를 어르신이나 사회 취약계층에게 맡김으로 지자체 단위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가 있는데 비록 큰돈은 아니겠지만 용돈벌이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그 인건비는 재활용품의 판매 수익금에서 지급된다.

이러한 방식을 지자체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잘 응용하여 도입하면 많은 일자리를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제공 할 수 있고, 거리는 깨끗해지고, 교육적으로도 좋기 때문에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보편적복지가 정치권의 포퓰리즘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무조건적인 배분에 대해 매우 염려스러워 하고 있다.

이러한 묻지마식 분배 보다는 무언가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우리의 쓰레기 관련 정책은 갈 길이 멀고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공무원들만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질 때만이 성공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한 번 관련 공무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

NSP통신에 칼럼을 기고한 조재현 양천구의회 의원은 인천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국 소년·소녀 가장 돕기 시민연합 중앙회 상임이사, 한국 청소년 동아리 서울연맹 교육부장, 제5대 양천구의회 의원을 역임하고 현재 제6대 양천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 양천구와 관련된 칼럼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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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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