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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하나금융 연구위원, 일본식 디플레이션 경고 저물가 대책 주문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13-08-21 16:19 KR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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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이 국내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한국은행에 대해 저물가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책을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저성장 고착화와 인구 고령화, 노동비용 감소 등으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하회하는 저물가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은 총수요 회복에 노력하고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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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경우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 “경제주체의 기대심리가 어느 한쪽으로 치중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대 물가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의 둔화가 계속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은 자산시장 버블 붕괴와 경제 활력 저하로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진 경험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올림픽 개최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고 빠른 인구 고령화를 겪는 등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국내경제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경제전반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물가상승률이 ‘0(zero)’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플레이션下에서는 소비와 투자활동이 정체되기 때문에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일단 디플레이션에 진입했을 경우에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정책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국내경제는 1980년대 말의 3低 호황 이후 물가 상승률이 적절히 통제되어 왔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총수요 압력의 완화와 노동비용 상승률 둔화, 그리고 원화강세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률의 둔화(disinflation)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안정과 공공서비스 요금 인하가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경제가 일본式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 낮아

일본이 장기간 디플레이션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자산버블의 급격한 붕괴 이후 신용경색이 발생했으며, 엔화가치 고평가와 저가 수입품 유입으로 인한 해외로부터의 디플레이션 공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에 대한 오판으로 부실채권 처리를 지연하고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일 때 긴축재정을 단행하는 등 정책당국이 미숙한 대응으로 일관해 온 영향도 크다.

반면 한국의 주택가격은 버블형성 규모도 크지 않고 주택가격의 하락속도도 완만한 편이며, 주식시장도 고평가되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최근 원화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원화가치도 아직까지 2000년대 평균 수준보다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이다.

경제주체의 기대심리도 아직까지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치중되어 있다.

특히 통화 및 재정정책의 여력이 높아 정책당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일본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경제가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장기화되는 일본式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총수요 둔화 등으로 물가 상승률의 둔화는 계속될 전망

국내경제가 일본式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가 상승률의 둔화(disinflation)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총수요 압력, 원자재 가격, 노동비용, 그리고 환율 등 물가의 움직임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민간소비 부진과 설비투자 둔화 등으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와 빠른 인구 고령화 등으로 총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 완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성장모델 변경 및 성장둔화와 미국의 출구전략 실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용측면의 인플레 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부진과 임금상승률 둔화로 노동비용 압력도 낮을 것이며, 원/달러 환율도 펀더멘탈 및 수급상으로 하락 압력이 높은 상태다.

집중호우, 가뭄 등의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물가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며 그 충격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다.

◆정책당국은 총수요회복 노력하고, 한국은행은 디플레이션 회피 위한 대응책 마련해야

결국 국내경제가 일본式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수준(2.5~3.5%)을 하회하는 저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이 디플레이션 진입을 공식 선언한 2001년을 전후해 IMF 등 국제기구와 주요국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디플레이션은 결국 화폐적인 현상이므로 중앙은행의 화폐공급을 통해 디플레이션 진입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물가하락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선제적인 대응의 주요성을 강조했다.

올 하반기부터 美 연준이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美 연준이 출구전략을 실시할 경우 달러화 강세를 통해 미국의 통화정책이 전 세계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경기둔화와 물가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국내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총수요·총공급 모형으로 볼 때 총수요의 감소는 물가하락과 소득감소를 초래하는 반면, 총공급의 증가는 물가하락과 소득증가를 유발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내수회복을 가로막는 가계부채․설비투자 부진 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총수요 회복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디스인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이하여 인플레이션 관리 못지않게 디플레이션 회피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경제주체의 기대심리가 어느 한쪽으로 치중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는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를 가져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금운용처의 개발과 사업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NSP통신에 칼럼을 기고한 김영준 박사는 현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으로 근무하고 있고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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