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지(G)마켓이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 ‘라자다(LAZADA)’와 제휴를 통해 본격적으로 해외 판로를 확장한다. 이는 지난 18일 조건부 승인된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JV)’의 탄생 후 첫 성과다. 또한 지난 26일 발표된 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로 합류한 지마켓의 신임대표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의 호재이기도 하다.
최근 계속해서 변혁의 바람을 일으키며 기업의 틀을 다잡으려는 신세계그룹은 지마켓을 더 이상 ‘아픈 손가락’이 아닌 글로벌 사업의 핵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그동안 계속해서 실적이 악화돼 내려갈 곳이 없던 지마켓은 이번 협업으로 경쟁력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찬밥’ 해외직구는 ‘뜨거운 감자’
지마켓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9612억 원에 영업이익 -674억이다. 재작년에 비해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의 적자 폭은 늘어난 수치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대대적인 인사 개편으로 정형권(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대표를 사임 시키고 제임스 장(전 라자다 CBO)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이커머스 전문가이자 중국 시장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으로 타겟을 명확히 하겠다는 액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73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해외 직접 구매액은 2조 1762억 원으로 5.6% 늘었다. 해외 구매는 규모가 크지만 증가세가 줄어드는 반면 해외 판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성장세가 점점 올라가는 중이다.
특히 국가별 판매 비율을 보면 중국이 47.1%로 가장 큰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케이(K)-컬처의 인기가 더해져 중국인 관광객들의 ‘특수’가 온라인시장에서도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구·판매의 경우 비자가 필요 없는 상품 왕래라는 점에서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은 관광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이에 관해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공정위에서도 검토 후 조건을 건 상황이고 양 사가 잘 준수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건전한 시장 발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가 필요 없는 관광산업·소상공인 ‘기회’
현재 지마켓은 약 60만 명의 중소 셀러들이 입점한 오픈마켓이다. 지마켓은 지난해 각종 중소셀러 판매 지원 활동으로 총 133억 원을 투자하고 8000여 셀러를 지원해 중기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런 중소상인들에게 해외 수출 판로의 확대는 기업과 상인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이미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돼 특수를 노리고 있다. 특히 면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이 기세를 이어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도 ‘중국’이라는 시장은 한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관해 지마켓 합작을 주관하는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한국의 우수한 셀러 및 케이-상품 확보할 수 있어 적극적이다”라며 “지마켓에서는 중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5개국에서도 진출해 판로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해외직구 시장 ‘독점’과 데이터 ‘보안 우려’
통계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공정위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의 경쟁은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이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시장의 독점 형태가 더욱 공고해져 공정한 시장경쟁이 저해된다는 내용이다. 또한 2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 지마켓이 알리와 손을 잡게 된다면 그 합작법인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 등에 노력 수준을 낮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점에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한다. 학계에서는 오랜 기간 지켜본 내용이라는 것. 특히 중국발 기업과 손을 잡게 되면 국내의 대규모 유통데이터가 공유되고 보안의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틱톡의 경우도 유사하게 미국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며 “한국기업이라면 관리가 수월하지만 중국 기업은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또한 “신세계의 온라인 부문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결단을 내렸겠지만 하필 그 대상이 중국인게 아쉽다”라며 “합작법인을 통해 차차 지마켓을 정리하려는 계획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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