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강릉시(시장 김홍규)가 2026년도 당초예산안을 1조5124억원 규모로 편성하고 경제도시와 관광도시를 축으로 한 민선 8기 4년차 시정 방향을 제시했다.
김 시장은 24일 제326회 강릉시의회 정례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관광이 먼저 지역 경제를 끌어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산업과 일자리가 도시 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홍규 시장은 먼저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언급하며 “강릉형 일자리 정책과 지역 특화산업 육성으로 고용률 68.7%를 기록했고 4년 연속 전국 일자리대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10억 원의 인센티브를 확보한 점, 강릉중앙고 학교복합시설과 특성화고 유치 등 교육 분야 성과도 강조했다.
강릉시 인구 감소세가 둔화된 점도 짚었다. 강릉시 총인구는 2023년 1193명, 2024년 1252명 감소했지만 올해 10월 말 기준 감소 인원은 603명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 시장은 전입 인구 증가와 외국인 인구 유입, 혼인·세대수 증가 등을 원인으로 들며 “일시적 변화에 그치지 않도록 정주여건 개선과 종합적인 인구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정 방향과 관련해서는 항만·철도 복합물류도시 조성,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강화, 사계절 관광 인프라 확충, 문화·교육 기반 확장, 농어촌 경쟁력 제고, 복지·안전망 강화 등 여섯 가지 축으로 설명했다.
먼저 산업·물류 분야에서는 옥계항 개발과 배후 산업단지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옥계항은 일본·러시아를 잇는 국제 정기항로를 개설해 강원도 물동량의 88.9%에 해당하는 약 2만8000TEU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시는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컨테이너 부두를 반영한 만큼 향후 10만 톤급 8선석 규모 신항만과 배후 산단을 통해 “환태평양 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천연물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속도를 낸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국가산단 지정을 목표로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센터, 천연물 산업화 혁신센터, 바이오·의료기술 개발 사업을 병행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함께 추진해 RE100 시대에 대응하고 수출기업 유치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도시 기반시설 확충도 병행한다. 정동진IC 및 요금소 신설은 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본·실시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도 7호선 확장 사업은 KDI 일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최종 대상지 선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항진에서 안인까지 동해안 경관도로 조성 사업은 공군 제18전투비행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도 담겼다. 강원 전략산업 투자펀드, 중소기업 지식재산 보호, 물류비 지원을 통해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주문진농공단지 복합문화센터 준공, 농공단지 확장, 근로자종합복지관,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건립을 내년까지 마무리해 근로·정주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월화거리 야시장 운영, 골목형 상점가 지정, 전통시장 인정구역 확대도 이어간다. 강릉사랑상품권과 배달앱 ‘땡겨요’ 할인쿠폰 발행 규모를 늘려 소상공인 매출과 지역 내 소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청년 월세와 청년도전 지원 사업, 청년창업 희망키움, ‘강릉살자’ 청년정착 사업 확대와 함께 통합공공임대주택·청년원가아파트 공급도 추진해 청년층 정착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글로벌 관광도시”를 목표로 내걸었다. 강릉시는 숙박시설 3만 실 확충과 더불어 강릉·평창 및 북부권 케이블카, 해변열차, 죽도봉 스카이벨리, 야간관광 콘텐츠 등 권역별 인프라 확충을 서두른다. 대관령과 바다, 도심을 조망하는 EYE360 전망대와 분수, 환상 호수, 달빛아트쇼를 결합한 테마파크 조성도 예고했다.
향호 지방정원과 무장애나눔길,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은 강릉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힐링 관광 인프라로 완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릉 커피·누들·비치비어·벚꽃축제 등 지역 축제는 “솔향과 바다향, 커피향이 어우러진 명품 축제”로 키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구조를 강화한다.
2026년 ITS 세계총회 개최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시는 컨벤션센터 건립과 전시장 확충,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자율주행차 운영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 마이스 산업도시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와 WTT 유스 컨텐더 국제탁구대회 개최를 통해 국제 스포츠도시 이미지를 강화하는 구상도 내놨다.
문화·교육 분야에서는 율곡국학진흥원 개원과 강릉시사 발간, 굴산사지 범일국사 제향공간 조성, 초당동 유적 역사문화권 정비 등을 통해 “천년의 전통 위에 미래 가치를 더하는 도시”를 표방했다. 강릉단오제는 신통대길 길놀이 지원을 확대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합의 장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교육발전특구 사업은 2027년 본 지정을 목표로 성과 창출에 힘을 싣고, 미래인재육성기금을 확충해 지역 인재 육성 기반을 넓힌다. 강릉형 국제바칼로레아 교육 사업은 강릉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분야에 대해서는 스마트 기술과 혁신 산업을 결합한 미래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농촌생활환경정비사업, 영농자재·비료 지원 확대, 고령농업인 농작업비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확대 등을 통해 인력난 해소와 정주여건 개선을 병행한다.
농업기술센터 청사 신축과 시험포, 스마트팜 실습장, ICT 기반 시설 구축도 예고했다.
양봉도시 조성을 위한 밀원수 식재 확대, 양봉 사료·기자재 지원, 실버양봉인 육성과 함께 축산농가 사료구입비와 자동화 시설, 악취저감 시설 지원으로 축산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수산 분야에서는 바다숲과 산란·서식장 조성을 확대하고 강문항·정동진·심곡항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주문진읍 등대권역·향호권역 일반농산어촌 개발사업을 통해 어촌 소득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안전 분야에서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사는 도시’를 목표로 내세웠다. 평일 야간·공휴일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 운영과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으로 의료 공백을 줄이고, 산후조리비·난임부부 시술비·모성건강관리 지원으로 출산·양육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야간연장어린이집, 공공형 실내놀이터, 다함께돌봄센터 확대와 아동 통합정보 플랫폼을 통한 ‘강릉형 돌봄 시스템’ 구축도 내년 과제로 올렸다.
어르신을 위해서는 남부노인종합복지관과 강릉시립노인요양센터 개관에 이어 노인회관 신축, 경로당 시설 현대화 사업을 확대한다. 도내 최초로 경로당에 친환경 쌀을 지원해 지역 농산물 소비를 늘리고 어르신 식생활을 돕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노인·장애인 일자리 사업 확대,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확충, 비휠체어 교통약자 이동지원 확대 등 교통복지 강화도 포함됐다.
재난·환경 분야에서는 상수·하수도 인프라 확충과 노후 관망 정비,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하수관로 보수·준설로 기반 안전성을 강화하고, 남대천 새벽시장 개선과 연곡천 수변공원 조성으로 생활환경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과 도시침수예방사업, 가뭄·폭설·홍수·산불·교량 안전·싱크홀 대응 체계도 강화해 “예측과 예방 중심의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시장은 재정 여건과 관련해 “자체수입은 올해보다 소폭 감소가 예상되고 지방교부세 등 교부금도 큰 폭 증가는 어렵다”며 “복지와 인건비, 시급한 현안 마무리를 위한 고정비용이 커 가용재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은 민생 현안 해결과 약자 보호, 성장의 초석이 되는 핵심사업 성과 창출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말했다.
일반회계는 1조3078억원으로 올해보다 282억원(2.2%) 늘었으며 사회복지·보건 분야에 5322억원(40.7%), 산업·경제·농어촌 분야에 1533억원(11.7%), 지역균형개발·재난·방재 분야에 973억원(7.5%), 문화·관광 분야에 1001억원(7.7%), 환경 분야에 632억원(4.8%), 공공행정·교육 분야에 707억원(5.4%), 교통·물류 분야에 1063억원(8.1%), 예비비 등 기타 분야에 1847억원(14.1%)을 배분했다.
특별회계는 2046억원으로 올해보다 426억원 늘었다. 상수도사업 458억원, 하수도사업 1211억원, 공영개발사업 114억원, 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 39억원, 의료급여기금 36억원,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보상 98억원, 교통사업 90억원 등이다.
김홍규 시장은 “강릉이 걸어온 70년은 도전의 역사였고 그 길 위에는 시민의 땀과 헌신이 있었다”며 “관광이 경제를 끌고 경제가 다시 도시를 이끄는 강릉만의 선순환 성장 구조를 완성해 대한민국 제일경제도시,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이 시민 삶에 활력이 되고 강릉의 미래를 견인하는 동력이 되도록 시의회의 지지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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