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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평택시예술단체,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재고 해야”

NSP통신, 배민구 기자, 2019-10-31 06:35 KRD2
#평택시 #문화재단 #김동숙 #문화재단설립반대추진위원회 #평화예술의전당

평택시의회 주최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간담회’서 찬반의견 엇갈려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 “재단 설립 추진 중단은 행정 일관성·신뢰성 상실하는 것”

김동숙 평택시의원, “평화예술의전당 준공시기 맞춰 2022년 봄 연기”

NSP통신-29일 평택시의회 간담회장에서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배민구 기자)
29일 평택시의회 간담회장에서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배민구 기자)

(경기=NSP통신) 배민구 기자 = 평택예총을 비롯해 평택시합창단, 평택시여성합창단, 평택시교향악단, 평택시청소년오케스트라, 평택시소년소녀합창단, 평택시청소년발레단, 평택여성합창단 등 평택시 주요 예술단체로 구성된 ‘문화재단설립반대추진위원회’가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을 재논의 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서 이 지역 시민사회와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평택시 민선7기 문화예술분야 공약사업인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은 명품 문화예술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평택시가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현재 추진 상황은 지난 2017년 3월 평택시의회에서 재단의 필요성이 제기된 후 수차례의 간담회를 거쳐 2017년 6월 문화재단 기본계획안이 수립됐고 지난해 7월 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 올해 3월 경기도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 승인에 이어 6월에는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 제정과 지난 21일 재단 출자출연 시의회 사전동의가 의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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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출자출연 시의회 사전동의로 재단 출범을 위한 내년도 시예산안 편성과 집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문화재단설립반대추진위원회가 설립반대를 주장함에 따라 추후 평택시와 지역 예술단체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추진위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29일 평택시의회가 주최하고 김동숙 시의원이 주관한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 간담회’ 자리에서 제기됐다.

간담회에는 평택시의회 권영화 의장, 정일구 자치행정위원장, 이윤하 운영위원장, 김영주 시의원을 비롯해 이용식 평택예총 회장, 이주훈 평택시합창단 지휘자, 이미정 평택시여성합창단장, 김경호 평택시교향악단 음악감독, 이예원 평택시청소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김도완 평택시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서희숙 평택시청소년발레단 예술감독, 김경숙 평택여성합창단장 등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 박천수 문화예술과장을 포함해 관계공무원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평택시의 문화재단 설립 추진 경과 및 취지 보고에 이어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의견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NSP통신-(위에서부터) 김경호 평택시교향악단 음악감독이 문화재단 설립반대 이유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평택시 주요 예술단체 대표들이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을 반대하며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위에서부터) 김경호 평택시교향악단 음악감독이 문화재단 설립반대 이유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평택시 주요 예술단체 대표들이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을 반대하며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이날 반대추진위를 대표해 김경호 평택시교향악단 음악감독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문화재단 설립반대 이유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문화재단이 출범하면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내년도 문화재단 관련 예산 19억원 중 대부분이 인건비로 잡혀있다”면서 “19억원이면 평택에 있는 모든 예술단체들 예산을 다 합쳐도 4배에 해당하는 큰 돈”이라며 문화재단 설립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택의 문화예술 발전에 있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문 기획 인력의 부재가 아니라 공연·전시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인데 문화재단 예산이 인건비로 다 들어가는 실정이라면 예산 낭비가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업의 중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문화재단에서 시행할 모든 업무가 현재도 시행 중인데 마치 문화재단을 도깨비방망이로 여기고 있다”면서 “문화예술단체와 충분한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설립되는 문화재단은 예산낭비와 단체들 간의 마찰을 생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매년 예산 낭비가 될 문화재단 설립을 지금이라도 재논의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공연·전시 예산과 지역예술단체 지원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요구사항을 피력했다.

반대추진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용식 평택예총 회장은 “평택의 문화예술인들이 지금까지 평택 예술을 지켜왔다. 예총의 9개 단체의 1년 총 예산이 2억4000만원인데 무슨 예술을 하라는 건가”라며 평택시의 지역 예술단체 지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평택 예술인들을 평택시민으로 본다면 평택시민들이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시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예산은 늘 제자리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 14, 15개가 문화재단을 갖고 있는데 성공한 시가 하나도 없다. 어차피 벤치마킹을 하려면 잘된 사례가 있어야 하는데 잘된 사례도 없는 문화재단을 남이 했다고 해서 하자는 격”이라며 “시민들을 위해서도 다시 재고해서 충분한 토론회를 거친 후에 시민에 뜻이 어디 있는지를 판단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미정 평택시여성합창단장도 재단 설립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문화재단 설립에는 19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면서 예술인들에 대한 내년도 지원금은 어려운 재정여건을 이유로 동결한 상태”라며 “지역 예술인들이 힘들어하는 점을 모두 공감하면서도 개선점은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해법이 문화재단 설립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NSP통신-(위에서부터)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이 문화재단 설립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간담회를 주관한 김동숙 시의원이 문화재단 설립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위에서부터)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이 문화재단 설립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간담회를 주관한 김동숙 시의원이 문화재단 설립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은 재단 설립 반대 의견에 난색을 표하며 재단 설립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은 “문화재단 설립 추진은 평택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에서 시작됐고 설립 목적 또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예술인과 단체를 비호하거나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문화재단이 예산 낭비라며 일부에서 설립을 반대하는데 시가 재단 설립 추진을 중단한다면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재검토해서 출범시기를 조정하라는 의견을 주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를 주관한 김동숙 시의원은 “평택시 문화재단이 이 시점에서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며 “다른 시군의 문화재단 운영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당연히 재고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조례가 제정됐지만 시행은 완벽하게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것이 평택시 재정과 시민에게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고 전제하고 “문화재단이 급한 것이 아니라 3개 권역에 있는 문예회관의 기능을 보강해서 지역에 맞는 기획공연을 시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시비 낭비 없이 시민들의 예술활동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화재단 설립은 2022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평화예술의 전당 준공시기에 맞춰 2022년 봄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숙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평택시에 건의할 예정이며 반대추진위도 시장면담을 신청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NSP통신 배민구 기자 mkba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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