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NSP통신] 맹상렬 기자 =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5개 보훈병원이 마약류 진통제인 염산 페치딘 주사제를 무분별하게 남용 처방해, 국가유공자들을 마약 중독의 위험에 빠뜨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페치딘(Pethidine)은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마약으로, 몰핀의 1/2 정도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사용하는 진통제로 우리나라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염산 페치딘 주사제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고, 정상적인 사람이 혈관에 소량만 투여해도 정신이 몽롱해져 모든 통증이 사라짐은 물론 구름을 탄 듯한 환각효과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저렴(2013년 7월 현재 서울중앙보훈병원 공급가 256원, 1앰플 50mg/1ml)하고 소량으로도 확실한 진통 효과를 낼 수 있어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중독성이 매우 강해 각 병원에서는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팔다리 절단, 버거시병, 신경통으로 인해 염산 페치딘 주사제를 다량 처방 받은 상위 20명의 환자들은 외래나 입원 진료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용법인 1일 최대 처방량 6~8 앰플의 2배인 평균 14 앰플을 처방 받았으며, 이 중 최다량 처방 환자인 A씨는 하루 평균 용법의 4배에 달하는 30 앰플을 처방 받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과다 처방 행위를 해왔다.
상위 20명의 최다량 처방일 내역을 살펴보면, H 환자와 I환자는 2010년 12월 4일 하루 동안 총 58 앰플을 처방 받아 투약했고, 3년간 최다량 처방자인 A환자도 2012년 9월 11일 하루 동안 48 앰플을 처방 받는 등,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5개 보훈병원의 염산 페치딘 주사제 (50mg 기준) 처방현황을 보면, 총 1만 9021명에 대해 36만 8082 앰플이 처방됐고, 전체 처방자의 0.1%에 불과한 상위 20명의 환자에 대해서 전체 처방량의 75.93%인 29만 7497 앰플이 처방됐다.
지난 4월, 감사원은 5개 보훈병원에 대한 특정감사서 염산 페치딘 주사제 오남용 처방 및 비의료인의 처방전 발급과 처방전 기재사항 누락 등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린 바가 있었다.
최근에도 의사나 간호사가 처방전을 허위로 작성하는 수법으로 페치딘 등 마약류 의약품을 직접 투약하고 환자를 진료하다가 적발되거나, 병원이나 약국서 관련 의약품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성 의원은 “보훈가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책임져야할 보훈병원에서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는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투약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하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방량이기 때문에 처방이나 투약 상에 또 다른 범죄나 사고의 의혹이 있다면 타 기관에 조사를 의뢰해서라도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며, 보훈병원은 마약성 약품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마약 의존 환자의 실태 파악과 재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 전 국민을 대신해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환자들을 위해 책임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맹상렬 NSP통신 기자, smartr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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