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NSP통신) 최아랑 기자 = 국내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가 주가 급등을 이유로 지난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5일 기준 1년 새 324% 상승했다. 투자경고 지정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매매까지 제한되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약 1조4000억원으로 급증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빚투 1위가 되기도 했다. AI와 HBM 호황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자 레버리지 투자도 함께 쏠린 결과다. 하지만 빚을 내 매수한 만큼 조정이 오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경고 지정 기준을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가 급등 후 투자경고…개미들 “너무 과하다”
15일 SK하이닉스는 2.98%(1만7000원) 하락한 5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가 10일부터 24일까지 SK하이닉스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묶었기 때문이다. 투자경고가 붙으면 위탁증거금 100% 납부, 신용매수 금지, 대용증권 제외 등 매매가 불편해진다. SK하이닉스의 1년 주가 상승률은 324%에 달한다.
◆신용잔고 1조2000억대 급증…대형주 중 빚투 집중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1조2362억원이다. 1년 전 잔고는 2942억원으로 1년 새 9420억원 이상 증가했고 최근 한 달간만 6170억원 늘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1조4603억원을 기록했다.
◆AI·HBM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삼성도 반격 중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HBM 시장 주도와 4분기 실적 기대감이다. LS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1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을 웃돌 것으로 봤다. 하지만 경쟁사 삼성전자의 추격도 거세다. 범용 D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삼성은 4분기 글로벌 D램 1위 탈환 가능성이 커졌다. HBM4 기술도 안정성이 확인되며 내년 출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도 당황…“대형주는 투자경고에서 제외 검토”
대형주가 투자경고로 묶이자 거래소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거래소는 앞으로 투자경고 지정 기준을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AI 랠리에 오른 정상적인 대형주까지 제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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