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지난해 한국은행이 운용하는 외화자산 중 미 달러화의 비중이 2007년 공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미국의 양호한 경제성장과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을 반영해 미달러화 비중을 늘린 탓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6.6%로 전년(62.5%)대비 4.1%포인트(p)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지난 2007년 첫 공개 당시 64.6%를 기록한 이후 2008년 64.5%, 2009년 63.1%로 꾸준히 낮아지다 2010년 63.7%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2011년 60.5%로 다시 감소하며 2012년(57.3%)에는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3년 58.3%로 60%대를 밑돌다 2014년 62.5%까지 오르며 비중이 크게 회복됐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미 달러화 표시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유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자산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외환보유액은 전년 말에 비해 44억 달러 증가한 3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환(유가증권, 예치금)은 49억 달러 증가한 반면 IMF포지션과 SDR은 각각 5억 1000만 달러와 4000만 달러 감소했다.
자산별 구성을 보면 유동성 자산이 4.5%, 수익성자산이 80.0%, 위탁자산이 15.5%를 차지했다.
상품별 비중은 정부채 35.7%, 정부기관채 22.7%, 회사채 16.4%, 자산유동화채 13.1%, 주식 6.3% 순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등에 대응해 회사채 비중을 전년보다 1.1%p 축소했다. 정부채 비중도 1.4%p 줄었다. 반면 예치금 비중은 2.1%p 늘었다.
이는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의 결제 시차 등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 정부기관채, 자산유동화채 및 주식의 비중은 전년 말에 비해 소폭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유동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유 외화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화자산 운용과정에서 관련부서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주요 투자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화자산 운용체계를 정비했다.
연간 외화자산 국외운용계획 수립 등 외화자산 운용의 중요사항에 관한 내부 심의기구인 외화자산리스크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심의 대상을 확대했다.
또한 유사시 국내 외환시장에 대해 안정적인 외화유동성 공급 기능을 수행한다는 외환보유액의 정책 목적에 보다 부합하도록 외화자산 운용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자산배분 과정에 반영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외화자산의 최대 손실 규모와 유동화 가능 규모 및 유동화 기간 등을 점검한 결과 한국은행 보유 외화자산은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유동성을 적시에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투자운용 과정에서는 신용부도스왑(CDS) 거래를 도입해 신용위험에 대한 헤지를 강화했다. 또 위탁자산 내에 별도의 펀드를 신설해 한은이 자산별 투자 비중을 직접 결정하고 외부 자산운용사가 이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개별 국가의 리스크 요인을 중점적으로 점검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대비해 리스크관리 기준을 보다 강화했다”며 “외국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와 외화자산 운용분야에서의 교류를 확대하는 등 국제협력 강화에도 노력했다”고 전했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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