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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성영 작가, “캘리그라피 아무나 할 수는 없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 2016-09-18 23:46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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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진성영 캘리그라피 작가 (강은태 기자)
진성영 캘리그라피 작가 (강은태 기자)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디지털시대에 묻힐법한 아날로그 요소인 캘리그라피가 무서운 속도로 부활하고 있다.

현재 캘리그라피 분야는 영역자체를 뛰어넘어 ‘한글’의 존재감과 우수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SBS 드라마 나쁜남자(2010),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2015)의 캘리그라피 타이틀 서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성영 작가는 누구나 종이에 글씨를 끄적인다해서 캘리그라퍼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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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캘리그라피를 말하다’란 제목의 책을 출간한 진 작가를 만나 서예와 캘리그라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서예와 캘리그라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서예의 기본 레시피는 문방사우로 이루어진 것에 반해 캘리그라피는 서예의 기본재료를 뛰어넘어 다양한 재료들로 구성하고 있다. 작가가 의도하는 모든 것이 재료가 될 수 있다.

또 서예의 서체는 정형화된 5가지(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를 기본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캘리그라피는 구속적인 틀을 과감히 벗어 던진다. 가장 쉽게 표현한다면 서예는 ‘구속’이고, 정체되어 있는 ‘호수‘라면, 캘리그라피는 ‘자유’를 갈망하는 강물이고, ‘바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캘리그라피의 기초는 서예의 깊은 철학을 이해하고 기본을 둔 영역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작업한 캘리그라피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 지난 2015년 2월부터 8월까지 총50부작으로 방송됐던 광복70주년 특별기획!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이다.

단 3글자를 쓰는 데 1만 7300번이라는 글씨를 썼었고, 글씨를 완성하기까지의 24가지 인생수식어를 몸소 체득해 지금까지 작업한 캘리그라피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징비록에서 24가지 인생수식어를 몸소 체득했다고 하셨는데 한, 두 가지 소개한다면

▲일을 놀이처럼 즐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모든 일은 억지로 하려고 하면 늘 문제가 생기고 과부하로 인해 빨리 싫증을 내기 마련인데 반해 일 자체를 게임하듯 즐기면 모든 게 잘 풀리게 된다는 말과,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일을 행함에 있어서 하다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를 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끝까지 도전한다면 설령 결과치가 좋게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도전에 대한 보람과 행복감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 마지막으로 캘리그라피 작가가 되려는 지망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은

▲일에 대해 쉽게 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쉽게 얻은 것은 그만큼 쉽게 나가는 법이다. 또 기본에 철저히 하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내가 글씨는 좀 쓰지라는 자만심은 최대의 적이다. 글씨를 잘 쓴다고 해서 캘리그라피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글씨를 못 쓴다 해서 캘리그라퍼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캘리그라퍼가 되기 위해선 다만 철저한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

NSP통신/NSP TV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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