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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로체 이노베이션 타보니...

NSP통신, 김기락 기자, 2008-07-23 17:49 KRD1
#기아자동차 #시승기 #keyword3 #중형세단 #로체

‘품질’도 이노베이션 해야

NSP통신

(DIP통신) 김기락 기자 = 기아자동차가 지난 6월 12일, 출시한 로체 이노베이션은 기존 로체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이번 변화의 포인트는 실내·외 디자인과 편의사양으로 기존의 무난하기만 했었던 모습에 기아자동차 디자인 책임자인 피터 슈라이어의 손길을 더했다. 또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패들 시프트, ▲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 새로운 편의사양을 대폭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그러나 실내 플라스틱의 거친 마감상태, 스위치 조작감 등 ‘품질 디자인’도 이노베이션 해야겠다.

이번에 출시한 로체 이노베이션은 중형 세단이지만 스포티한 디자인 콘셉트를 다양하게 가미해 스포티 세단으로 완성했다. 앞모습은 크롬 장식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체적인 이미지를 이끌고 있다. 회사측은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의 코와 입모양이라고 강조하면서 동물의 인상을 형상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뒷모습은 LED 방식의 리어램프가 선명한 시인성을 나타내며 안정적인 뒷모습을 연출한다.

시승차인 로체 이노베이션 LEX 20 스페셜 모델에 액츄얼 DMB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장착해 차값만 2,455만 원이다. 실내에서 운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강렬한 빨강색으로 치장한 수퍼비전 계기반이다. 실린더 타입으로 생긴 디자인은 젊은 운전자가 좋아할 만하고 조명 조절 장치가 있어서 눈이 부실 때는 약간 어둡게도 할 수 있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계기반은 수년 전부터 스포츠성을 띈 수입차가 즐겨찾는 계기반 디자인이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손가락으로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Paddle Shift)를 국산차 최초로 달았다. 패들 시프트는 플라스틱 소재라서 조작감은 매우 가볍지만 스티어링 휠을 안정적으로 잡은 채, 조작하려면 거리가 멀어서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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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계기반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별로 없다. 룸미러는 전자식으로 빛을 조절하는 전자조광미러 기능에 자동 요금 징수 기능을 달았다. 안내 목소리의 크기는 버튼을 누를때마다 4단계로 조절된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대시보드에는 가로로 번쩍이는 장식이 달려있어 화려한 멋을 내지만 결코 고급스럽지는 못하다. 또 전조등 조절 스위치가 자리한 곳의 플라스틱 마감이 깨끗하지 못해 중형차 품질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직렬 4기통 2.0리터급 엔진은 4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최고출력 163마력/6,200rpm, 최대토크 20.1kg·m/4,500rpm의 힘을 낸다. 자연 흡기 방식의 가솔린 2.0리터급 엔진으로는 수치상으로 힘이 높은 편이지만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가속력은 약한 편이다. 대신 가감속이 반복되는 도심 주행에 유리하도록 출발은 매우 경쾌하게 세팅했다.

각 단 기어비는 1단에서 60km/h, 2단에서 120km/h, 3단에서 200km/h를 가리키고 170km/h 이후의 가속력은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속도계의 바늘이 게으름을 피운다.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의 연결감이 매끄럽지 못하고 부자연스럽다. 또 엔진 회전수가 5,500rpm을 넘기면 엔진룸에서 흡기 맥동이 걸리는 듯한 큰 소음이 발생한다. 단순히 스포티한 엔진 사운드라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서스펜션은 앞이 맥퍼슨 스트럿, 뒤는 멀티링크로 핸들링 성능을 높인 승차감 위주로 세팅했다. 그러나 기존 로체의 경우는 쏘나타보다 확실한 운동 성능으로 독창성을 갖추었지만 이번 로체 이노베이션은 그렇지 못하다. 리어 스프링 상수값을 기존 4kg/mm에서 2.5kg/mm으로 낮춘 탓이다. 특히 뒷좌석에서는 전해오는 말랑말랑한 승차감은 기존 로체만의 차별화된 핸들링 성능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쏘나타를 닮아가는 것 같다. 속도를 높여 코너를 공략하면 서스펜션은 마치 가방을 헐렁하게 매고 뛰는 듯 불안하고 스티어링 특성은 강한 언더스티어를 낸다. 또 시승차만의 문제이겠지만 급제동 시 차가 왼쪽으로 쏠리는 편제동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제동 반응은 매우 빠르다.

로체 이노베이션에 적용한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은 계기반 안에 ‘ECO' 램프의 색깔이 변하면서 높은 연비를 내도록 도와준다. 빨강색은 기름을 많이 소비한다는 뜻이고 반대로 녹색은 기름을 적게 소비한다는 뜻이다. 또 회색은 대기 상태이다. 운전하면서 가능한 녹색이 많이 들어오도록 운전하면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가속 패달을 강하게 또는 자주 밟으면 ECO 램프는 빨강색을 켜지고 가속 패달은 약하게 밟거나 정속 주행을 하면 녹색으로 바뀐다.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은 운전자가 연비에 좋은 운전 습관을 갖도록 유도하는 장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패들 시프트로 수동으로 변속하면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은 사용할 수 없다.

기아자동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의 포지셔닝을 쏘나타 보다는 낮은 연령대로 보고 있다. 중후한 세단보다는 스포티한 세단을 콘셉트로 정했지만 실내 내장재의 품질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최근 디자인을 강조하는 기아자동차가 ‘품질 디자인’에도 신경을 더 썼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로체 이노베이션 가격은 1,753만원(수동변속기)~2,715만원(선택사양 별도)이다.

DIP통신 데일리카 김기락 기자 people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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