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송희진 기자 = 일본 증시가 3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자산운용사에서는 연이어 일본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에 비인기 투자처였던 일본 반도체 산업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에 대해 학계는 “환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ETF의 경우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한화자산운용은 ‘아리랑(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 솔렉티브(Solactive) ETF’를 출시했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에 투자하는 ‘타이거(TIGER) 일본 반도체 팩트셋(FactSet)’ ETF를 이달 중 출시 예정이다.
이같은 일본 반도체 ETF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지금은 (엔화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고 그것이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투자 전망을)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달러는 지난 달 2.8% 떨어지며 올들어 11.5% 급락했다. 지난달 말 엔·달러 환율은 146.75엔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일본반도체소부장 솔렉티브 ETF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환노출형 상품으로 엔저 상황에서 매수 후 향후 엔화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환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엔·달러 환율 상황과 일본 소부장 산업 기술력에 대한 호평이 맞물리며 일본 반도체, 소부장 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었지만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이 커지고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이 거론됨에 따라 장기 투자 필요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일본 전문 애널리스트는 “아리랑 일본반도체소부장 솔렉티브 ETF는 9월이 매수 타이밍”이라며 “2025년까지는 일본 은행이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설령 중간에 (엔고로) 강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채윤 애널리스트는 “지금 환율에서 엔화는 거의 저점대로 가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ETF를) 중장기로 들고 가는 것이 좋다”며 “지금부터 오는 12월까지는 매수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지난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아리랑 일본반도체소부장 솔렉티브 ETF’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엔화에 투자함과 동시에 일본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고 전망이 좋은 반도체 소부장에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ETF를 출시했다”며 “추후에 엔고로 전환이 됐을 때 매도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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