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2024년 새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날, 금통위 회의실로 입장해 자리에 착석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마지막으로 5명이 모인 날이 언제였냐”고 서영경 금통위원에게 질문했다.
이날 금통위원은 총 6명이 참석했다. 이창용 총재와 조윤제, 서영경, 신성환, 장용성, 유상대 의원이다. 통상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7명의 금통위원으로 구성이 되지만 지난해 11월 박춘섭 위원이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며 빈 자리가 생긴 탓이다.
박 수석은 지난해 4월 21일 금융위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돼 12월 1일 이임식을 가졌다. 그동안 박 수석이 참석한 금통위에서는 모두 기준금리의 동결이 결정됐다. 만장일치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금리 인상과 인하를 모두 고민해야 한다는 의원이 한 명 나왔다. 11월엔 4명이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2명이 금리를 동결하자는 의견을 냈다. 나머지 한 명의 의견에 기준금리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현 6인 체제에서 3대 3으로 의견이 갈라지면 기준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냐는 질문에 한 한은 국장은 “그 전에 미리 합의해서 극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금리 결정 뒤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전달되면서 금통위원 한 명의 의견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따라 총재의 포워드가이던스에 변화가 감지되기도 해 사실 금통위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다.
이날 이 총재가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금통위원 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이 모인 시기를 묻는 것은 어찌 보면 인사치레일 수 있지만 빈 자리가 새해에는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은연중에 드러난 것일수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금리에 대해 시장참여자의 98%가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혀야하는 이유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3%대에 머무르고 있어 기준금리를 묶어야 하는 이유가 더 크다. 금리 인하 역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선택하기 어렵다.
이날 이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 간담회에서 물가·부동산PF 등에 대해 내놓을 의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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