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설희 기자 = 국내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가 최근 6년 간 1700건을 넘어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금액은 295억원에 달했다. 특히 증권업권의 피해액이 전체의 89% 이상을 차지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회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 기반으로 작성을 하는데 보상 규모도 증권업권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통상 업권 특성상 전산 장애, 시스템 중단이 발생을 하면 증권 거래 같은 것들이 중단됐을 때 사건 대비 보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1763건이다. 장애시간은 48만 4628시간이고 발생한 피해 금액은 295억 432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전산장애로 인한 장애 시간과 피해 금액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발생 건수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238건, 2021년 289건, 2022년 327건, 2023년 347건, 2024년 392건으로 전산장애 발생 건수는 꾸준히 늘었고 올해에도 5개월 동안에만 170건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전산장애 발생 건수와 장애시간은 은행업권이 577건(21만 6436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피해금액은 증권업권이 475건(2만 6498시간)으로 가장 컸다. 피해액만 262억 8293만원으로 전체의 89.1%를 차지했다.
전산장애 원인을 유형별로 보면 프로그램 오류가 722건(46만 3335시간, 피해액 97억 861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시스템‧시설‧설비장애 564건(2104시간, 143억 9298만원), 외부요인으로 인한 장애 366건(1만 357시간, 27억 7986만원), 인적재해 106건(8802시간, 25억 4534만원) 순이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전산장애 사건은 지난 2020년 키움증권의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전산장애(47억 669만원)였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2021년, 39억 1929만원), 한국투자증권(2022년, 25억 2630만원) 등의 순이다.
증권사별로는 전산장애 발생 건수가 NH투자증권이 42건(80시간, 4억 52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장애시간은 우리투자증권이 1만 6294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피해 금액은 한국투자증권이 65억 5472만원으로 가장 컸다.
증권업계는 회사별로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전산투자비용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전산장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4일 키움증권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이틀 연속 거래 지연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 6일 메리츠증권에서도 해외주식 매매주문 관련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미국 주식 시장이 개장 직후인 오후 10시 30분 메리츠증권에서 미국 주식 주문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2일 오후 11시 56분경에는 토스증권에서 일시적으로 시스템 점검 팝업이 노출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일부 고객들이 접속할 수가 없었다. 이로써 올해 세 번째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프리마켓에서 주식 체결 조회 지연 오류가 발생했고 한국투자증권도 미국 주식 거래 중 현지 브로커 전산 문제로 약 3분간 정정 주문 부문에 문제가 나타나는 등 각종 전산 이슈가 잇따랐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업권 전산장애 사의 73%가 프로그램 오류와 시스템 설비 장애가 원인이기에 이는 금융회사의 프로그램 통제와 테스트 역량 및 IT 운영 능력 부족을 입증하는 것이다”며 “금융업권 전산장애 사고 급증은 결국 소비자의 잠재적 피해 위험성을 높이기에 금융감독원은 전산장애 다발 회사에 대한 IT운영 실태점검을 강화하고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준수 미흡 회사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 실시 및 제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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